과기정통부가 국내 디지털 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해외 수출 거점 조정에 나선다. ICT 수출 지원 기관인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와 인도, 싱가포프, 베트남(2곳) 등에 수출 거점을 두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도 수출 거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8일 서울역 인근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에서 열린 '제16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에서 기업들의 중동 거점 신설 요청을 받고 "거점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해달라"고 배석한 과장들에 지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과기정통부에서 디지털기업 수출과 관련한 강도성 정보통신산업정책과장, 장두원 SW산업과장, 김국현 인터넷진흥과장이 참석했다. 기업 측에서는 UAE 경제사절단 참가기업 8곳과 CES 혁신기업 5곳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최근 정부 조직이 애자일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박 차관은 한 곳에 설치하면 마르고 닳도록 있을 필요가 없다"면서 "이는 직원도 마찬가지다. 이 사고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정부때는 신남방을 강조하며 베트남과 싱가포르가 주목받았다. 디지털 수출 환경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강조한 박 차관은 "환경은 바뀐다. 지금은 중동으로 간다. 이전에 만든 두 개(싱가포르와 베트남)를 두고 중동으로 가는 건 쉽지 않다. 그러니 유연히, 애자일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행사 참석 기업도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순방을 성과로 이어지게 하려면 중동지역에 디지털 수출 거점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네이버의 손지윤 이사(정책전략총괄 책임리더)는 올해 벌써 중동 순방을 두 번 갔다왔다면서 "NIPA 해외사무소가 중동에는 없다. 과기정통부가 중동에 꼭 거점을 만들어야 한다. 이 지역에 거점 사이트(공간)를 조성해달라"고 건의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두 나라는 비즈니스 환경이 다르다고 설명한 손 이사는 "과기정통부가 UAE나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인력 양성 등을 위해 MOU를 맺는다면 기업들이 그만큼 더 진출하기 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다음달 중 디지털 기업들의 해외 수출 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