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방승찬)은 피부의 늘어나는 크기와 방향을 동시에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피부부착형 스트레인 센서를 중앙대 연구팀과 함께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새로운 센서 구조에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적용, 정확도와 신뢰성을 크게 높여 향후 재활, 헬스케어, 로봇의 전자피부에 널리 활용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 센서는 360도 전 방향에 걸쳐 늘어나고 줄어드는 신축량과 변형 방향을 98%의 정확도로 감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지난 1월 5일자로 온라인에 게재됐다. 기존 피부부착 스트레인 센서는 고무와 같은 신축성 소재와 그래핀, 탄소나노튜브(CNT) 등 전도성 나노소재를 더해 신축성 전도체 채널을 만든 뒤, 채널이 늘어나고 줄면서 변화하는 전기 저항값으로 변형의 크기를 감지했다. 하지만, 이런 구조는 미리 정해진 특정 방향으로 가해지는 변형만을 감지할 수 있어 같은 부위라도 상황에 따라 여러 방향으로 늘어나는 피부 특성을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ETRI와 중앙대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늘어나는 크기와 방향을 동시에 잴 수 있는 스트레인 센서를 제작했다. 또 인공신경망 구조를 이용한 AI 알고리즘을 적용해 크기와 방향을 98% 정밀도로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기술은 사람 피부에 부착, 인체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재활, 헬스케어, 로봇 등에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기술 핵심은 새로운 방향성 센서 구조다. 연구진은 일자 형태의 신축성 전도체 채널을 늘어나지 않는 두 개의 단단한 영역 사이에 걸쳐 360도로 늘어나는 방향에 따라 주기적인 저항 증감 특성을 나타내는 새로운 구조를 구현해 특허출원을 마쳤다.
또세 개의 센서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인접하게 배치해 이들 신호 조합으로 특정 부위 신축 방향과 변형량을 동시에 뽑아냈다. 아울러, 다양한 센서 데이터들을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을 통해 학습하고 분석해 30% 신축 범위에서 신축 방향과 변형량을 98% 정확도로 추출했다. 기존에는 다양한 감각을 인지하기 위해 다량의 개별센서가 필요해 신호 해석 시간에 따른 지연 현상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는 단일 교차반응 센서에서 얻어진 복합신호에 인지학습을 통한 AI 알고리즘을 적용, 다양한 감각 특성을 동시에 추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센서에 사용한 소재들은 인체에 무해한 소재로 피부부착 및 인체 각 부위의 동작 감지에 널리 사용할 수 있다. 또 인쇄공정을 통해 제작이 간편하다. 제작 단가가 낮고 제작 시간도 짧으며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저가의 소재를 사용하므로 일회용 센서로도 활용 가능하다고 ETRI는 설명했다.
ETRI 플렉시블전자소자연구실 김성현 책임연구원은 “우리가 개발한 고정확 스트레인 센서는 간단한 구조로도 피부의 복잡한 변형 양상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어 재활치료 및 헬스케어, 로봇, 의족과 의수, 웨어러블 기기 등 전자피부가 필요한 분야에 폭넓게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대 박성규 교수는 “우리가 개발한 기술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해 단순한 센서 모듈로도 다양한 특성을 동시에 인식하고 기존 방식의 시공간적인 제약을 탈피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시도로 인공지능 기반 시스템에 두루 응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3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향후 이 기술을 다양한 동작에서 근육 및 관절의 움직임 측정에 적용해 근골격 질환 진단 및 상시 재활치료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스킨트로닉스를 위한 감각 입출력 패널 핵심 기술 개발' 과제와 '상시 근골격 모니터링 및 재활을 위한 무자각 온스킨 센서 디바이스 기술 과제'로 수행했다.
본 연구는 ETRI와 중앙대가 연구 책임을 맡아 성균관대학교 및 미국의 코네티컷 주립대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논문의 제 1저자는 ETRI 플렉시블전자소자연구실 김성현 박사와 중앙대 반도체디스플레이연구실 이준호 박사과정 학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