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 보험료 매년 올라도 보험금 지급 깐깐…이유는?

일부 병원과 브로커 중심 ‘모럴 헤저드’ 문제 커

금융입력 :2023/02/08 08:57

실손보험 가입자는 4천만명이지만 갈수록 불만이 커지는 게 현실이다. 보험료는 매년 인상되는 반면 보상은 더 깐깐해지고 있다. 

7일 뉴스포트가 주최한 보험 토크콘서트 ‘토크콘서트 실손의료보험 현장이 묻다’에선 실손보험 관계자들이 나눠 실손보험의 현실적인 문제 등을 논의했다.

(왼쪽부터) 김승동 뉴스포트 대표와 DB손해보험 한정일 장기보상팀 부장

이날 토크콘서트에 참여한 DB손해보험 한정일 장기보상팀 부장은 “보험료가 올라지는 건 손해율이 130%를 넘어가기 때문”이라며 “보험금이 갈수록 받기 어려워지는 건 보험설계사 중에서도 악성 모럴헤저드 수요자를 모집하고 중개하는 브로커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정일 부장은 “사회복지적 성향이 강한 건강보험료와 비교했을 때 실손보험은 가격 대비 보장 범위가 넓지만 비싸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내장 등 꼭 필요하지 않은 수천만원대의 비급여를 과하게 요청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에 보험금이 갈수록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승동 대표는 “1년이 365일인데 도수치료를 연간 700번 이상 지급받은 사례도 있다”며 “의료계의 과잉진료를 설계사와 소비자가 피해보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 부장은 “일부 병원 내 코디네이터가 환자도 유치하고 보험사기를 조장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정상적인 의료 행위를 하는 이들 중 이들을 완전히 분리하는 게 보험사 입장에선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보험사가 트집을 잡아 보험금을 납부하지 않는 부분이 부각된 면도 있다”며 “고객들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고 할 때 설계사가 옆에서 과잉진료인지 아닌지를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부장은 “의료자문은 원래 병원 의사에 의해 지급된 제도”라며 “보험사 입장에서도 의학적 기준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예를 들어 수술과 치료의 필요성, 증상이 있는지를 보험사가 가늠한다”며 “그러나 해당 사항이 약관에 나와있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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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 부장은 “매우 작은 범위의 갑상선 고주파 절제술도 수백만원을 웃도는데 해당 수술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려면 의료자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 제도에선 모럴 헤저드를 적발하는 건 자발적인 신고가 아니면 사실상 적발하기 쉽지 않다”며 “실손청구 간소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