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이어 2월에도 영하 10도 내외의 한파가 기승을 부리자 급등한 채소 가격이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한파로 생산량이 줄기도 했지만 시설재배에 따른 난방비 급등이 생산단가 상승으로 이어져 채소가격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일 기준 풋고추 100g 소매가격은 2121원으로 1개월 전(1232원)보다 72.2%, 평년(1405원)보다 51.0%, 지난달 31일(1687원)보다 25.7% 올랐다.
오이 10개는 2만995원, 피망 100g은 1997원으로 전월(1만7096원, 1326원)보다 22.8%, 50.6% 각각 상승했다.
또 시금치, 양배추, 주키니 등도 가격 오름세를 나타냈다.
시금치는 8594원, 양배추는 4037원, 주키니는 2800원으로 전월보다 16.5%, 5.2%, 21.0% 각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딸기는 1803원, 무는 1941원으로 전일보다 4.3%, 4.6% 각각 오르며 가격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aT는 최근 강추위에 따른 동상해로 겉껍질이 얼어서 상품성이 양호한 물량이 부족하거나 작황부진 등으로 인해 높은 가격대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깐마늘과 건고추는 수급조절 매뉴얼상 '상승심각', 양파와 무는 '상승주의'를 각각 나타내며 물량이 많지 않아 추가적인 가격인상 가능성도 점쳐진다.
연일 한파가 이어지며 가뜩이나 높아진 채소물가가 더 크게 오르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서울 한 전통시장을 찾은 류모씨(38)는 "1만원으로 살 수 있는 채소량이 많지 않다"며 "장을 보러 나올 때마다 오른 물가에 놀란다. 한 끼 식사도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든다"고 말했다.
높은 물가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한파에 따른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으로 전월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상승한 것이 이달에도 이어지며 5% 내외의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1월 소비자물가는 5.2%로 6개월 연속 5%대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채소가격 상승과 전기료 인상 등이 오름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aT는 "지속된 한파로 채소류 공급이 저조한 편으로 농업용 전기·난방비 인상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도 높은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