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시세가 약 반 년만에 2만4천 달러 대를 기록했다. 미국 긴축 기조가 본격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투자 시장 전반에 감돌면서 상승장이 탄력을 받았다.
투자자와 가상자산 업계는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 시점에 초점을 맞춰왔다. 지난해 미국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인상됐고, 조만간 인상이 종료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암호화폐 평균 가격 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일 오전 한때 2만4천 달러 대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시세는 1만6천 달러 대를 기록했던 연초부터 꾸준히 상승 가도를 달리는 모양새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방기금금리를 0.25%p 인상해 연 4.50~4.75%로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예상치로 발표했던 0.5%p보다 인상 폭이 낮아졌다.
연준이 금리를 0.25%p 이하로 인상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연준은 3월 금리를 0.25%p로 인상한 이후 5월 0.5%p를, 6, 7, 9, 11월에는 0.75%p 금리를 인상했다. 12월에는 0.5%p를 인상하면서 인상 폭을 줄였다. 한 달여 만에 인상 폭이 재차 줄어든 것이다.
연준은 금리 인상 정책을 당분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금리 정책에 대한 성명문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상태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오는 3월 마지막 금리 인상이 발표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금리가 예상치에 거의 근접했을 뿐더러, 인플레이션이 둔화됐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시장 지표들이 발표되고 있어서다.
금리 인상 발표 이후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도 전날 대비 4% 가량 급등해 1조900억 달러 대로 올랐다. 가상자산뿐 아니라 주가도 반등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02% 상승한 34092.96, S&P500 지수는 1.05% 상승한 4119.21, 나스닥 지수는 2% 상승한 11816.32를 기록했다.
미국 금리 정책 변화를 예측해 지난해 말이나 올해 들어 가상자산 시장이 활기를 찾을 것이란 전망들이 발표됐는데 이와 유사하게 시장 움직이고 있다.
코인데스크는 최근 시장 상황에 대해 전통 자산보다 가상자산의 유동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투기 성격의 암호화폐 매수가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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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향후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이 더디게 잡힐 경우 연준이 시장 예상과 달리 움직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단 게 업계 지적이다.
디크립트에 따르면 코인셰어스의 제임스 버터필 연구책임자는 연준이 이번에 발표한 성명문에 대해 "시장을 진정으로 움직이게 할 새로운 요인은 없다"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여전히 매파적 태도를 보이는 발언을 했지만, 시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