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정부 부처 평가에 디지털플랫폼정부(디플정)위원회가 마련한 지침이 반영된다. 지난해 9월 공식 출범한 디플정은 오는 3월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진 디플정 위원장은 3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고 위원장은 "디지털플랫폼정부 추진을 위한 기본계획인 로드맵 발표 이후에는 위원회를 통해 본 추진실적을 점검하고 부처와 민간과의 협력을 주기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면서 "특히 위원회 내 민간위원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고 주요 과제별로 지속적인 관리체계를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위원회는 두개의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는데 고 위원장은 "새로 발생하는 이슈나 현안 조정을 위해 TF를 유연하게 구성하고 운영하겠다"면서 "정부와 기업, 학계와 함께 디지털플랫폼정부 정책과 추진방향에 대해 공감대를 확산하며 범정부적 동참을 독려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위원회가 마련중인 로드맵과 관련해서는 "개별 부처 차원을 넘어 ‘하나의 정부’ 관점에서 과제를 발굴하고 구체화하겠다. 부처 간 사일로를 극복한 하나의 정부 구현이 목표다. 이를 통해 국민에게 통합적, 선제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부처 간 협업과 데이터 공유가 원활히 이뤄지는 정부를 구현하겠다"면서 "현 정부 내 실현 가능한 과제를 중심으로 하되 정부의 근본적 변화를 견인할 중장기과제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위원회에는 ▲서비스 ▲일하는 방식 ▲인공지능·데이터 ▲산업생태계 ▲인프라 ▲정보보호 등 6개 분과가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 분과에서 초기 도출한 140여개 과제를 중심으로 실현 가능성 등을 고려, 우선순위 조정 과정을 거쳐 로드맵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고 위원장은 "관계 부처 등과 협의하고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거쳐 3월에는 국민에게 로드맵을 보고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인공지능과 데이터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을 적극 도입하게다는 뜻도 밝혔다. "신기술을 적용해 과학적이고 투명한 정부를 구현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라면서 "국내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유관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보유한 데이터를 전면 개방하고, 정부 서비스도 개방해 민간 서비스와 융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장과 1대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장을 역임한 고 위원장은 위원회 공식 출범인 9월보다 두달 앞서 지난해 7월 위원장에 위촉됐다. 이날 고 위원장은 ▲디플정 추진 배경 과 방향 ▲위원회 구성 및 운영 현황 ▲그동안의 주요 활동 경과 ▲글로벌 협력 ▲내부 혁신 활동 ▲향후 추진계획 등을 소개했다.
■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그동안 어떤 일 했나
고 위원장은 위원회가 "로드맵 수립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면서 "로드맵은 개별 부처 차원을 넘어 ‘하나의 정부’ 관점에서 과제를 발굴하고 구체화하려 한다. 현 정부 내 실현 가능한 과제를 중심으로 하되 정부의 근본적 변화를 견인할 중장기과제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부처 간 사일로를 극복한 하나의 정부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국민에게는 통합적, 선제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부처 간 협업과 데이터 공유가 원활히 이뤄지는 정부를 구현하려 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과 데이터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을 적극 도입해 과학적이고 투명한 정부를 구현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라면서 "국내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유관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보유한 데이터를 전면 개방하고, 정부 서비스도 개방해 민간 서비스와 융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무엇보다 디지털플랫폼정부는 민관이 협업해 다양한 실험과 새로운 시도가 가능해지는 개방된 공간이 될 것"이라면서 "플랫폼은 두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사일로인 정부 부처간 만남의 장이며 다른 하나는 민간과 관이 만나는 장"이라며 민관 협력과 부처간 사일로 해소를 강조했다.
■ 위원회 구성 및 운영 현황
위원회는 지난해 9월 대통령직속으로 출범했다. 위원은 민간 전문가 19명과 관련 부처 장관 4명 등 총 23명이다. 장관 중에는 개인정보위원회(개보위) 위원장도 있는데 고 위원장은 "개보위원장은 내가 강하게 주장해 넣었다"며 개인정보 중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우리 위원회는 그 간의 정부 위원회와 달리 철저하게 민간위원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전문적인 검토를 위해 6개 분과위원회를 운영하고 있고, 각 분과는 산학연 전문가로 전문위원을 위촉, 71명의 위원(민간위원 포함)들이 현재까지 100여회 이상 회의를 하면서 로드맵에 반영할 과제를 선정하고 구체화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6개 분과는 서비스, 일하는 방식, 인공지능·데이터, 산업생태계, 인프라, 정보보호 등인데 이들 분과에서 초기 마련한 140여개 과제를 중심으로 실현 가능성 등을 고려한 우선순위 조정과정을 거쳐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관계 부처 등과 협의하고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거쳐 3월에 발표된다.
고 위원장은 "민간위원들이 주도적으로 로드맵을 만드는 과정이 속도도 느리고 때로는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정부의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한 시점에서는 필요한 방향이라고 믿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전문가들인 민간위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동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위원회에 파견 나온 공무원들이 처음에는 민간과 일하는 방식을 힘들어했는데 지금은 양자간 원활히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양한 민관 경험을 갖고 있는 그는 "디플정 위원회 위원들의 평균 나이를 10살 정도 낮췄다. 40대와 50대가 주축이고 40대가 많다"면서 "위원회 내부적으로는 그동안 200회 이상 회의를 했다. 거의 매일 두, 세차례 회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 디플정과 기관 간 협력
정부의 일하는 방식 혁신을 위해서는 디플정을 잘 이해하고 추진해 나가는 핵심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그는 "서울대 행정대학원, 인사혁신처와 디지털플랫폼정부 교육과정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번 학기부터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면서 "행정부 내부만이 아니라 사법부와도 국민과 기업을 위한 편리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두 기관이 적극 협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 실제 고 위원장은 최근 법원행정처를 방문해 행정부, 사법부 모두 하나의 정부로써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자는데 의견 일치를 본 바 있다. 고 위원장은 "대통령 직속위원회 최초로 사법부에서 과장급 공무원이 디플정에 파견나와 있다"고도 말했다. 기자와의 질의시간에 부처가 잘 협조하고 있냐는 질문이 나오자 "상당히 잘 이뤄지고 있다"고 대답했다.
■ 글로벌 협력도 추진
고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영국, 덴마크 등 디지털혁신 선도국가를 방문해 각국의 디지털 정부 정책 내용과 시행착오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적이 있다. 당시를 회고한 고 위원장은 "덴마크가 그렇게 (디지털 차원에서) 빨리 발전할 지 몰랐다. 지난 10년간 프린트를 사용해 본 적이 없다 더라. 많이 배웠다"면서 "(이들 나라 방문이) 로드맵에 많은 부분 참고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 1월 중순 세계경제포럼(WEF) 초청을 받아 스위스 다보스에 갔다왔는데, WEF 요청으로 '한국의 새로운 혁신전략: 디지털플랫폼정부’(Korea’s new innovation strategy: Digital Platform Government)'를 주제로 디플정을 소개했다. 이와 관련한 고 위원장 기고문이 WEF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고 위원장은 "다보스 포럼 기간 동안 각 국의 디지털 정부 의사결정자들과 디지털 혁신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고, 글로벌 전문가들이 모이는 정부 기술(Gov Tech)세션에 참여해 데이터를 중심으로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고민하고 민간기업이 참여해 효율적인 정부를 구현하려는 우리나라의 디지털 혁신정책을 소개했다"면서 "참석자들이 우리나라를 디지털 선도국가로 인정하면서 우리의 경험과 성과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기회였다"고 들려줬다. 당시 국가 CDO(최고데이터책임자) 커뮤니티와 메타버스 커뮤니티에 참여해달라는 요청도 받았다고 소개한 그는 "우리나라가 그동안 개도국을 대상으로 전자정부 경험을 공유한 것과 같이, 디지털플랫폼정부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관련 경험을 전 세계가 참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디지털플랫폼정부 추진 배경 및 방향
고 위원장은 이날 현재의 글로벌 기술 경쟁을 언급하며 디플정 추진 배경에 대해서도 밝혔다. 인공지능 등 디지털기술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면서 경제·산업은 물론 국민 일상까지 근본적으로 바꾸는 디지털 심화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주요국과 기업은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해 글로벌 패권국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 위원장은 "우리 정부도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디지털 혁신기술을 활용해 정부 운영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할 때다. 사실 우리나라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전자정부 강국이다. 하지만 그 간의 우리의 성공이 앞으로 20년의 성공을 보장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우리 정보화는 각 부처와 기관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각자가 운영하는 시스템을 고도화해 왔는데, 그 결과 부처 간 칸막이는 높아지고 시스템과 데이터 연계는 더욱 어려워지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와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겪으면서 정부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고 이끌어 가는 방식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국민은 이미 민간기업이 제공하는 혁신적인 서비스에 익숙해졌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정부 서비스에 대한 기대수준을 높였다.
더 나아가 정부가 가진 공공 데이터 등 자원을 민간이 활용하게 함으로써 민간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인식도 강화됐다"면서 "전례 없는 복합위기와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현실 속에서 국민을 향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국정운영 시스템의 근본적 재설계와 새로운 민관의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현 정부의 해답이 바로 ‘디지털플랫폼정부"라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우리 강점인 디지털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과 도약을 위해 다시 한번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 위원장은 발표 후 이뤄진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에 부동산 등기를 예로들며 "디플정이 꿈꾸는 건 국민이 더 이상 (정부기관에) 서류를 내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이 부동산 등기를 처리하려면 4개 사이트에 접속해 17종의 서류를 출력하고 4번의 결제를 거쳐 등기소에 서류를 내야 한다. 이런 번거러운 단계를 한번의 클릭으로는 불가능할 지라도 최대한 줄이겠다는게 디플정 방침이다. 이 문제 외에 고 위원장은 공공시스템의 민간 클라우드 전환이 우선 과제라는 것과 또 지자체 데이터 개방과 공유에도 역점 두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