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업계가 최근 국제유가와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희귀가스의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네온은 불과 반 년 만에 가격이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네온과 크립톤, 제논 등 희귀가스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 필요한 재료다. 반도체가 들어가는 가전제품 생산단가에도 영향을 준다. 희귀가스는 인공적인 대량 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매장량이 희박한 한국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30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네온은 지난 12월 톤당 58만3천928달러(약 7억1천728만원)에 수입했다. 톤당 290만9천819달러(약 35억7천436만원)로 최고가를 기록한 6월보다 약 80% 낮아졌다.
네온은 지난해 2월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많은 양을 들여왔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수십 배로 치솟았다. 지난해 네온 6월 전체 수입량은 11.1톤으로 대부분 중국에 의존했다. 12월에는 전체 수입량 8.4톤 가운데 우크라이나 의존도를 32%까지 회복했다.
크립톤은 최근 4개월 사이 약 66% 내렸다. 지난 8월 톤당 154만2천714달러(약 18억9천503만원)에서 12월 톤당 52만2천601달러(약 7억1천728만원)로 떨어졌다.
제논도 3개월 사이 약 29% 저렴해졌다. 지난 9월 톤당 1344만1463달러(약 165억1천122만원)에서 12월 톤당 955만6천154달러(약 117억3천858만원)로 안정됐다.
반도체업계는 지난해 국내 기업이 네온 등 희귀가스 국산화를 추진한 것이 가격 안정에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최근 반도체 수요가 급감해 원자재 수요가 줄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6월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던 국제유가는 12월 배럴당 77달러로 내려왔다.
가전업계는 주요 원자재값이 계속 안정되면 올해 하반기에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영준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26일 신제품 브리핑에서 “올해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하는 추세”라며 “원자재값보다 고객에게 맞춰 가격을 설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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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달 CES 간담회에서 “원자재 가격이 대체적으로 안정화하고 있다”며 “이렇게만 가면 사업도 올해 하반기엔 사업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CES 간담회에서 “물류비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며 “올해 1분기 실적부터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