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A씨는 주말을 끼고 친구와 제주도 여행을 가기 위해 금요일 오후 반차를 냈다. 들뜬 마음으로 출근한 A씨는 그날 업무도 부지런히 마쳤다. 이윽고 점심시간이 다가와 A씨는 팀장에게 오후 반차 사실을 다시 한 번 보고하고, 퇴근 준비를 했다. 그러자 팀장은 "오후 반차면 2시에 퇴근해야지, 왜 벌써 퇴근하느냐"고 핀잔을 줬다. 예전 팀장은 이런 경우 '쿨하게' 점심시간 때 보내줬던 것 같은데, A씨는 어쩐지 여행 기분을 망친 것 같다.
개인 사정 등에 따라 연차 대신 '반차'를 활용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지면서 반차 사용 시간과 그 기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한 모습이다.
사실 근로기준법으로 정해진 '연차'(연차유급휴가)와 달리 '반차'는 법률상 개념은 아니다. 1일(8시간) 기준인 연차를 모두 사용하지 않고, 이를 좀 더 유연하게 쓰기 위해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우선 연차부터 간단히 살펴보면 연차는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라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유급으로 15일의 휴가를 부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후 매 2년마다 1일이 가산돼 최대 25일 한도로 연차를 쓸 수 있다.
계속근로 기간이 1년 미만이거나 1년간 80% 미만 출근한 근로자도 연차가 주어진다. 1개월 개근 시마다 1일의 휴가가 주어져 최대 11일의 연차가 발생하게 된다.
반차는 이러한 연차를 반으로 쪼개쓰는 형태로, 회사 내규에 따라 반차 사용을 정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 4시간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오전 및 오후 반차의 사용 시간을 놓고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하는 직장인을 예로 들어보자. '오전 반차', 즉 오전에 쉬고 오후에 출근하는 경우 4시간이 근무시간인 만큼 오후 2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하는 것이 계산상 맞다.
반대로 오전에 출근하고 오후에 쉬는 '오후 반차'는 오전 9시에 출근해 점심시간 1시간을 포함한 오후 2시에 퇴근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점심을 먹지 않고 일한다면 오후 1시 퇴근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법으로 정해진 것은 없는 데다 회사나 관리자 재량에 따라 다른 만큼 그때 그때 혼선도 발생하고 있다.
가령 일부 회사는 오후 반차를 썼을 때 낮 12시에 퇴근하도록 하고, 오전 반차를 쓴 경우는 오후 1시에 출근하도록 하고 있다. 오전, 오후 개념에 따른 것으로 이 경우 전자는 3시간, 후자는 5시간을 일하게 된다.
오전 반차를 써 오후 2시 출근이어도 이미 1시부터 업무를 시작한 동료들의 눈치가 보여 자체적으로 출근을 앞당기기도 한다. 이 때문에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오전에 반차를 쓰는 것은 '손해'라는 뒷말도 나온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반차는 기업도, 직원도 보다 유연한 근무를 위해 활용하는 것인 만큼 서로 융통성 있게, 양심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혼선을 막기 위해 기준을 마련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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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반차를 쪼개 2시간만 쉬는 '반반차'도 있다. 자녀의 등하교나 은행 업무 등 짧은 시간에 활용하면 좋다. 또 회사가 연차가 아닌 반차나 반반차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고 해도 법 위반 사항은 아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