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 유통시장, 한파 지속된다

연간 번호이동 500만건 하회...스테디셀러 아이폰 판매량도 급감

방송/통신입력 :2023/01/26 08:49    수정: 2023/01/26 11:19

새해 국내 휴대폰 판매 전망이 어둡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휴대폰 유통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번호이동 건수는 2005년 번호이동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500만 건을 넘지 못했다. 번호이동 건수는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후 지속된 현상이지만, 지난해엔 기기변경이나 신규가입도 전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국내 휴대폰 유통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 대중화를 이끌면서 변함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중국 조립공장의 코로나 규제 여파로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던 애플도 국내에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연간 판매량 측면에서는 예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매년 4분기 강세를 보였던 애플의 기세가 꺾인 점이 눈에 띈다. 애플 최신폰인 아이폰14는 출시 직후인 지난해 10월에만 반짝인기를 얻은 뒤 판매량이 급감했다. 4분기 내내 아이폰 판매량이 고점을 형성했던 예년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

최근 휴대폰 유통시장이 활기를 찾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은 경기침체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지갑이 가벼워지면서 매달 납부해야 하는 통신비 외에 단말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통신업계의 마케팅 비용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소비자 기대심리도 줄었다. 5G 전환 가입 비중이 60% 안팎에 도달하면서 5G 스마트폰 도입 초기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통신사 간 경쟁이 확연히 줄어든 탓이 크다.

아울러 5G 상용화 4년차를 맞이하면서 LTE 스마트폰 교체 판매량도 예년에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5G 상용화 직후에는 갤럭시 교체 수요가 높았고 최근 2년은 아이폰이 5G 통신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판매량이 잠시 늘어나기도 했지만, 새로운 기술 방식 도입에 따른 일시적인 특수 정도에 머무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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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에서는 침체 원인 중 하나로 단말기 성능과 내구성이 상향 평준화된 점을 꼽기도 한다. 스마트폰 보급이 막 확산되던 10여년 전에는 단말 교체 시기가 2년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지만 최근 제품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3년 이상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 예전과 같은 교체 수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업게 한 관계자는 “국내 휴대폰 유통시장은 전형적인 포화 시장의 모습을 보인다”며 “시장의 침체로 볼 수도 있지만 성숙된 시장으로 볼 여지도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