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행을 거듭하던 삼성SDI가 약진하고 있다. 발 빠른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은 물론 차세대 배터리 기술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올해 실적에서도 진일보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SK온이 각각 제너럴모터스(GM), 포드와 동맹을 맺고 북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사이 삼성SDI는 다소간 신중 행보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북미 시장이 절대적인데 삼성SDI는 북미 공략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일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하며 세간의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켰다. 미국 인디애나주에 25억달러(약 3조원)를 투자해 연산 23기가와트시(GWh) 배터리를 생산하겠다는 구체적 윤곽도 나왔다.
삼성SDI의 진가는 올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을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지 1개월 만에 구체적 방안이 나왔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 지역에 3공장 건설을 골자로 합작법인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와 BMW는 지난 2009년 전기차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13년간 두터운 신뢰관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BMW는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노이에 클라세에 6세대 원통형 배터리 셀을 탑재할 만큼 원통형 배터리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발 맞춰 삼성SDI는 현재 6세대 배터리 '젠6'를 개발 중이다. 고가의 코발트 비중을 줄이고 있어 양산을 시작하면 가격 경쟁력에서 단연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해 3월 꿈의 배터리로 불리우는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국내 최초로 증설하며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강조한 초격차 기술력을 향한 여정도 시작했다.
올 한 해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지난해 삼성SDI 호 실적을 견인한 고부가가치 배터리 젠.5(GEN.5)와 중대형 전지를 중심으로 높은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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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타증권 등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SDI의 매출은 전년대비 26% 증가한 25조3천억원, 영업이익은 24% 늘어난 2조4천억원으로 내다봤다. 이미 지난해 삼성SDI는 배터리 3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인 9~10%를 기록하며 실적 측면에서도 탄탄한 기반을 갖췄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 취임 1년 만에 연매출 20조원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배터리 기술력까지 격차를 벌이는 등 삼성SDI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