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국내에서 도서·산간 지역 통신망 제공, 차량·기내 와이파이 구축용으로 쓰일 것이란 전망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올해 2분기에 국내에서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지난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설비 미보유 기간통신사업자 설립 예정법인 등록 신청서를 제출했다.
스페이스X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운영하는 미국 우주기업이다. 로켓 발사 사업과 함께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인 '스타링크' 사업을 운영한다. 스페이스X가 국내에서 기간통신사업자로 어떤 사업을 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차량·기내 와이파이 제공?
관련 업계는 스타링크가 국내에서도 차량·기내 와이파이망 구축에 사용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미 스타링크는 하와이안항공, 델타에어라인 등 해외 항공사 기내 와이파이 용으로 공급된 바 있다.
스타링크는 저궤도 위성을 바탕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이동 중인 차량, 항공기, 선박 등에서도 서비스할 수 있다. 스페이스X는 지구 저궤도에 소형 위성 1만2천개를 띄워 인터넷 서비스 망을 구축했다.
그간 많이 사용한 인터넷 서비스 방식은 지상에 기지국을 세워 전파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스타링크는 저궤도 위성으로 우주에서 지구로 전파를 보내 인터넷 서비스를 구현한다. 덕분에 우주에서 보낸 전파를 받을 장치만 있다면 하늘, 바다, 땅 어디서나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이문규 서울시립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스페이스X는 국내에 특화한 서비스를 하기 보다는 해외에서 선보이는 기존 서비스를 국내에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스페이스X, 원웹 등 저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 기업은 이미 시장이 형성되고, 빠른 속도를 앞세울 수 있는 기내 와이파이 사업을 선보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를 자율주행차량용 와이파이로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홈페이지에서는 "스타링크는 사용자들이 이동 중에도 빠른 속도로 저지연 인터넷을 즐길 수 있게 한다"며 "하드웨어(스타링크 수신기)를 차량에 장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21년에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서 자동차, 트럭, 항공기, 선박 등에 스타링크 수신기를 설치할 수 있는 라이선스 인증을 받았다.
재난 때마다 등장하던 스타링크, 도서 산간 지역 인터넷 서비스로
스타링크는 커버리지가 넓은 저궤도 위성서비스 장점을 바탕으로 도서·산간 지역, 재난 상황에 인터넷 서비스를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는 전쟁, 화재 등으로 통신 인프라가 끊긴 상황에서 스타링크를 공급해 인지도를 높였다. 지난해에는 전쟁으로 인터넷이 끊긴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를 지원했다. 2020년 미국 서부에서 산불이 발생해 인터넷이 끊기자 워싱턴주에 스타링크 단말기를 대량 설치해 문제를 해결했다.
당시 스타링크 지원이 가능했던 것은 우주 위성에서 보내는 전파를 수신할 단말기만 있으면 지구 어디서나 인터넷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타링크는 이 특징을 발판으로 기존 인터넷 망이 미치지 못하는 도서·산간 지역에도 비교적 쉽게 서비스 할 수 있다.
6G 통신 시대까지 내다봤나
장기적으로 스페이스X는 6G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 5G는 지상 기지국 위주로 구현했다면, 6G는 지상 기지국과 우주의 저궤도 위성을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저궤도 위성에 관심을 가져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이문규 교수는 "독자적인 통신 규격으로 서비스를 해온 스페이스X는 일단 저궤도 위성 통신 서비스를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이라면서 "6G 시장이 커지면 지상망과 연계하는 등 시장 주도권을 쥐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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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가 저궤도 위성 서비스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지상 통신망을 지닌 이동통신 사업자와 협력할 가능성도 있다고 점쳐졌다.
이 교수는 "저궤도 위성은 도심 속에서는 속도가 느려 경쟁력이 별로 없지만, 스타링크를 어디서나 끊기지 않고 보급하기 위해 지상망을 보유한 사업자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