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C 전자파 우려로 분산 필요" vs "수도권에서 경쟁력 높여야"

법 개정과 정확한 정보 공유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와

방송/통신입력 :2023/01/16 15:55

수도권 지역에 집중되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두고 산업 경쟁력이 커진다는 의견과 주민 안전을 고려해 수도권 외곽으로 분산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박상희 산업통상자원부 신산업분산에너지과 과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확산과 초고압선 부설에 따른 갈등 해소 및 대책모색' 토론회에서 "안전에 대한 우려로 지역 주민들이 IDC 건설을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며 "외곽에 위치시킬 경우 상대적으로 민원과 반대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기준 IDC 입지의 60%, 전력수요의 70%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산업부는 이 비율이 2029년까지 80%대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법상 IDC는 주거지역 인근에 설립할 수 있다. 다만 고압선 매설로 전자파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집 근처에 IDC가 건설되는 걸 반대하는 주민도 적지 않다.

최근 LG유플러스도 안양 평촌2센터 IDC 건립을 두고 안양시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안양시민들은 안양 IDC 선로 공사에 고압선을 매설해 전자파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박 과장은 수도권에 IDC가 몰려있을 경우 지진이나 화재 등 국가적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과장은 "최근 SK C&C IDC 화재로 전 국민이 불편을 겪었다"며 "IDC가 집중돼 있는 지역에 화재나 지진이 발생할 경우 데이터 손실, 인터넷 지연 등을 유발해 생활·통신 인프라를 마비한다"고 말했다.

반면 최영범 LG유플러스 NW플랫폼그룹 전문위원은 "데이터센터는 온라인포털, 온라인 쇼핑몰, 게임사, 스타트업 등 인터넷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모든 산업의 필수기반시설로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다"며 "4차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수요처와 가까운 곳에 데이터센터가 위치하는 게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안양 IDC 선로 공사에 고압선을 매설해 전자파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LG유플러스는 지자체인 안양시로부터 도로굴착심의 및 도로점용 허가를 받아 적법하게 수행되고 있다"며 "신문과 안양시 홈페이지, 현장 안내문, 현수막 등을 통해 안내가 이뤄졋으며 전자파는 세계보건기구(WHO) 견해와 국내 법적 기준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자파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손선풍기 보다 낮게 측정됐다"며 "또 동일한 시설은 KT 용산 IDC, SK브로드밴드 가산 IDC, SK C&C 판교 IDC 등에서도 현재까지 문제없이 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희석 안양시청 도로과장은 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과장은 "현재 IDC는 주거지역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에서 설립이 허용되고 있다"며 "안양은 도시지역이기 때문에 주거지역이 많으며, 이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법이 개정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주민들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피해를 입는지 객관적이고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안양에서 아이를 키우고 살아가는 주민들 입장에서는 어느정도로 유해한지 명확히 알고싶은 게 당연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계속해서 갈등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기회 국립전파연구원 연구관도 있는 그대로의 정보를 공유해 전자파에 대한 올바른 정보가 공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관은 "아파트에 기지국을 설치할 경우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집, 노인시설, 놀이터 등 원하는 장소에서 측정해 전자파가 어느정도 수준인지를 공개한다"며 "전자파에 대한 올바른 정보들이 지역 주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