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KG모빌리티'로 사명 변경을 추진한다. 내년 3월 열릴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사명 변경이 확정되면 35년간 이어온 쌍용차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쌍용차는 최근 국내 완성차 판매량 3위를 달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대주주인 KG그룹은 이번 사명 변경을 통해 기존 쌍용차의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고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혁신의 의미를 담을 것으로 기대된다.
쌍용자동차는 지금껏 여러차례 사명 변경을 거쳤다. 1954년 하동환자동차제작소로 시작한 쌍용차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제조사다. 이후 1967년 신진자동차, 1975년 동아자동차를 거쳐 1986년 쌍용그룹으로 인수된 후 1988년에 쌍용차를 사명으로 사용했다.
쌍용차는 이후에도 많은 부침을 겪었다. 1988년 이후 대우그룹, 채권단, 중국 상하이자동차, 인도 마힌드라 순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2020년 12월 다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긴 매각 과정 끝에 올해 KG그룹으로 인수됐다. 지난달 11일에는 1년 11개월만에 기업회생절차도 졸업했다.
기업 회생 절차를 마치고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강자라는 명성도 되찾기 위해 전사적 역략을 모으고 있다. 과거 쌍용차는 무쏘, 코란도 등 SUV 명가로 자리했다. 하지만 주인이 여러 번 바뀌고 판매량이 줄어드는 등 오랜 기간 기업 경쟁력이 약화된 상태였다.
쌍용차에게는 반등 기회도 왔다. 4년만에 출시한 토레스가 쌍용차 판매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출시한 토레스는 11월 한달에만 3천677대가 판매돼 누적 판매 1만9천510대를 기록했다. 쌍용차는 부품 수급 악재에도 내수와 수출 모두 증가해 전년 동월 대비 27.8%가 올랐다.
실적이 개선 되자 전기차 시장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 토레스 기반의 전기차 ‘U100’(프로젝트명)을 내년 하반기 출시로 확정했다. 2024년에는 국내 최초의 전기 픽업트럭 ‘O100’(프로젝트명)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쌍용차는 전기차 생산 라인 확보를 위한 신규 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산업부 국책과제로 전기자동차 무선 충전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내수에 의존하던 판매 전략도 변화할 전망이다. 쌍용차는 토레스 차명의 기원이 된 남미 파타고니아 남부의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에서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지역 기자단과 딜러들이 참가한 가운데 토레스 론칭 및 해외 기자 시승회를 진행한 바 있다.
헝가리와 호주 등 현지 판매도 늘었다. 쌍용차의 11월 한달 수출량은 4천801대다. 코란도가 전년 동월 124.6%, 렉스턴 스포츠가 123.4%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92%가 늘었다.
쌍용차 관계자는 “토레스 내수 시장 판매 증가와 함께 본격적인 세계 시장 공략 등으로 판매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쌍용차의 사명 변경과 제품명 변경은 단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시간이 남은 점도 있지만 쌍용차 역시 아직 세부 사안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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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관계자는 “사명만 최종 확정된 것이고 브랜드명이나 기업이미지통합(CI) 로고와 모델명 등은 아직 결정이 난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곽재선 쌍용차 회장은 지난 21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열린 ‘2022 자동차인의 밤’ 행사에서 “쌍용차 장점을 충분히 살리면서 새 이름으로 가기로 했다”면서 “주주총회를 통해 KG모빌리티로 이름을 바꾸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