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등 이차전지 모회사들이 배터리 재활용 사업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주요 원자재값 상승, 새로운 공급망 구축 등을 해결하는 데 폐배터리 재활용이 최선의 대안이라는 이유에서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3일 성일하이텍과 국내 폐배터리 금속 재활용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이 개발한 수산화리튬 회수 기술과 성일하이텍이 가진 니켈·코발트·망간 회수 기술을 결합한 국내 합작법인을 올해 설립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7년부터 다 쓴 리튬이온 배터리에 포함된 리튬을 수산화리튬으로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해 왔다. 성일하이텍과 2025년 가동을 목표로 국내 상업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후 미국·유럽 등 해외 공장 증설도 추진한다.
성일하이텍은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규모 습식제련을 통한 리튬이온 배터리 내 코발트·니켈·망간·구리·탄산리튬 등을 회수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 LG화학 역시 폐배터리 연합전선을 구축한다. 이들은 지난 21일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업체 재영텍과 240억원 규모 지분투자 계약을 맺은 상태다.
양사는 오는 2023년 말 북미 지역에서 배터리 리사이클링 합작법인을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비즈니스 모델 구축 등 사업 전반을 이끌고, 재영텍은 공장 설계 등 기술 관련 사항을 담당한다. 양사는 북미에 공급망을 확보한 현지 업체들과도 협력해 사업을 고도화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특히 재영텍은 배터리 리사이클링 전문 기업으로 이차전지 업체가 쓰고 남은 리튬 폐기물(스크랩)이나 다 쓴 전지에서 고순도의 리튬을 뽑아내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장점이 있다. 재영텍의 리튬 회수율은 85%이상으로 업계 최상을 자랑한다.
국내 대표 배터리 기업의 모회사인 두 회사가 폐배터리 사업에 힘을 쏟는 것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대응과 관계가 있다. 이미 사용을 다 한 배터리에서도 코발트, 리튬, 니켈, 망간 등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는 다시 재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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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광물은 중국 의존도가 심해 IRA 법안에 마련된 세제혜택을 받지 못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폐배터리에서 추출된 원자재를 사용해 공급망 다변화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또 폐배터리를 사용하게 되면 리튬, 망간 등 주요 원자재 가격에 따라 매출 부침을 겪는 것에서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0년 4천억원에서 2025년 3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2030년 12조원, 2040년 87조원, 2050년 600조원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