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써보고 사세요"… 업계, '체험형 매장' 승부수

오락실·방탈출부터 VR체험까지, 판매처 넘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홈&모바일입력 :2022/12/26 17:02

가전업계가 ‘체험형 매장’으로 활로를 찾는다. 가전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단순 일반 매장으로는 승부를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체험형 매장은 가전을 판매하는 점포에 여러 체험 프로그램을 결합한 공간이다. 구매 전 제품을 먼저 사용해보는 것은 물론, 가전을 모티브로 한 볼거리나 놀이 문화를 제공하기도 한다. 단순 판매처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문화공간으로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 브랜드 체험공간 각양각색

LG전자는 이달 16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 ‘금성전파사’를 열었다. 방문객은 냉장고 색깔을 바꿔 공간 분위기를 연출해보거나 준비된 TV 화면으로 오락을 즐길 수도 있다. 앱과 가전을 활용한 신개념 방탈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말에는 참가자를 추첨으로 정할 정도로 인기다.

금성전파사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무드업 체험 공간 (사진=지디넷코리아)

삼성전자는 지난달 서울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개인 맞춤형 라이프 솔루션 ‘스마트싱스’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스토어는 거실, 주방, 세탁 공간으로 나눠 ‘갤럭시’ 스마트폰을 비롯해 ‘비스포크’ 가전 등 삼성전자의 다양한 가전을 전시했다.

주말에는 와인 모임도 운영 중이다. 매주 토요일 소믈리에가 인기 와인을 소개하면, 스마트싱스로 와인에 어울리는 페어링 메뉴를 추천받아 시식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코웨이는 이달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코웨이 갤러리’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매트리스, 안마의자 등 30여가지 제품을 체험해보고 구매할 수 있다.

용산 아이파크몰 코웨이 갤러리 팝업스토어 (사진=코웨이)

독일 가전기업 밀레는 인천 송도에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차렸다. 밀레 제품을 실제 주방처럼 연출한 공간에서 사용해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다.

건강가전 브랜드 휴롬은 지난 6월 부엌을 콘셉트로 한 팝업스토어를, 캐리어에어컨도 같은 달 에어컨 발명 120주년을 기념한 공간을 마련했다.

■ 양판점도 체험형 매장 대열에 합류

가전양판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롯데하이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이 3년 전 466개에서 올해 3분기 407개로 줄었다. 일반 점포는 문을 닫거나 그 자리를 대형 체험형 매장 ‘메가스토어’가 대신하고 있다.

메가스토어 23호점 동탄호수공원점 (사진=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는 기존 매장보다 크기를 키우고 체험 공간을 마련한 점포다. e스포츠와 게이밍 기어를 만날 수 있는 ‘게이밍존’부터 VR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준비했다.

메가스토어는 2020년까지 7곳을 운영했으나, 지난 11월 경기 화성시에 23호점을 열었다. 내년에는 10곳을 더 개소할 예정이다. 올해 메가스토어 매출은 작년보다 약 170%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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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는 파워센터에서 여러 프로모션을 전개하며 손님맞이에 나섰다. 평소 궁금하던 제품을 가서 체험해보고 구매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 140개 중 116곳을 파워센터로 변경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로 온라인 구매가 보편화되면서 오프라인 매장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구매 부담 없이 신제품을 써볼 수 있는 공간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