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왓챠' 인수 안 한다

FI 반대와 CB 상환 리스크로 인수 논의 중단

방송/통신입력 :2022/12/20 15:51    수정: 2022/12/21 10:04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왓챠의 인수전이 또다시 미궁 속에 빠졌다. LG유플러스가 기존 투자자 반대와 전환사채(CB) 걸림돌로 인해 왓챠 인수를 포기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왓챠의 매각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재무적 투자자(FI)의 반발과 490억원 규모의 CB 상환 등을 이유로 왓챠 인수 논의를 중단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신주 발행 방식으로 왓챠에 400억원을 투자하는 방향을 논의해왔다. 

다만 논의 과정에서 CB 상황이 왓챠의 발목을 잡았다. 왓챠는 지난해 말 CB를 발행해 490억원을 조달했다. 두나무와 밴처케피탈(VC) 인라이트벤처스 등이 자금을 댔다. LG유플러스가 왓챠의 대주주에 오를 경우 CB 보유사들이 상환 요청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데, 그렇게 되면 투자를 한다고 해도 상당한 금액을 CB 상황에 투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왓챠의 재무적 투자자(FI)들이 LG유플러스가 신주 발행으로 왓챠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에 대해 반대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 구주 매출 없이 신주 발행만 진행될 경우 기존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다. 

왓챠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3천38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경기침체로 인해 1천억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에 제동이 걸렸다. 투자자들은 왓챠에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요청했고, 이에 왓챠는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지난 7~8월 개인투자자를 통해 38억원 상당의 자금을 모집했으며, 이를 토대로 일정 부분 사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추가로 기관투자를 유치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다양한 기업들과 매각 논의를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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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는 LG유플러스가 아닌 다른 투자자와 매각과 투자 등 다양한 방향을 논의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왓챠가 매수자를 찾기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OTT 업계 전체의 성장성이 둔화되는 가운데, 왓챠가 적자를 이어가고 있어 그리 매력적인 매물은 아니라는 평가다. 왓챠는 지난해 매출 708억원, 영업 손실 248억원을 기록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은 물론 콘텐츠 확보에도 거대 자본이 필요해 OTT 업계는 이미 자본력 싸움이 돼버렸다"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OTT 특수가 끝난 상황에서 왓챠가 새로운 매수자와 논의를 끝까지 이어가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