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테크놀로지스가 지난 해 공개한 친환경 노트북 시제품, '컨셉 루나'(Concept Luna) 2세대 제품을 선보였다.
2세대 제품은 드라이버로 나사를 일일이 푸는 수고 없이 금속 핀 4개만 분리하면 모든 부품을 손으로 쉽게 꺼낼 수 있도록 구조를 개선했다.
이와 함께 노트북을 자동으로 분해해 재활용 가능한 부품을 분리하는 로봇도 함께 선보였다.
델테크놀로지스는 지난 해 '컨셉 루나'의 사진과 영상만 공개했지만 올해는 미국 전문매체 대상으로 윈도11 부팅과 작동까지 가능한 실물까지 처음 공개했다. 다만 '루나' 상용화 시점은 여전히 미정이다.
■ 친환경 '컨셉 루나', 지난 해 12월 첫 제품 공개
'컨셉 루나'는 델테크놀로지스가 지난 해 12월 중순 처음 공개한 친환경 PC다. 인텔과 협업해 메인보드 크기는 현재 대비 최대 75% 줄이고 부품 수도 줄여 탄소 발자국을 50% 가량 줄이는 것이 목표였다.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배출할 수 있도록 배터리 충전에 필요한 회로도 재배치해 냉각팬을 완전히 없앴다. 배터리는 소형·고성능 등 조건을 모두 갖춘 딥 사이클 제품으로 교체했다.
기존 노트북의 분해·조립과 재활용이 쉽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해 제품 분해·조립에 필요한 나사는 최대 네 개로 줄였다. 메인보드 기판 재료는 식물성 아마 섬유 소재로 대체하고 수용성 고분자체로 접착했다.
■ 최근 2세대 제품 실물 공개..."나사 제로"
델테크놀로지스는 지난 해 12월 '컨셉 루나'를 웹페이지와 영상으로만 소개했다. 그러나 올해는 씨넷닷컴, 톰스하드웨어 등 미국 내 주요 IT 매체 대상으로 실물까지 공개했다.
2세대 컨셉 루나는 전원 버튼을 누르면 켜지며 일반적인 PC용 운영체제인 윈도11 부팅도 가능한 제품이다. 프로세서는 기존 PC와 호환되는 x86 기반 제품을 썼다.
2세대 컨셉 루나의 가장 큰 특징은 최대 4개가 필요했던 나사 구조도 버렸다는 것이다. 드라이버 대신 핀이 달린 간단한 공구를 찔러 넣으면 본체가 분해된다. 키보드, 터치패드, 화면, 냉각팬, 스피커, 메인보드 등을 손으로 들어낼 수 있다.
2세대 컨셉 루나는 팬리스 구조 대신 냉각팬을 추가해 고성능 프로세서도 탑재할 수 있다. 메인보드와 각종 부품을 연결할 때는 분해나 조립이 까다로운 리본 형태 케이블 대신 금속 단자가 맞물리는 핀을 이용한다.
■ 노트북 분해·부품 분류까지 자동화한 로봇도 공개
글렌 롭슨 델 클라이언트 솔루션 CTO(최고기술책임자)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나사와 접착제, 일체형 부품으로 구성된 PC를 현재 기술로 분해하는 데는 1시간 이상이 걸리지만 구조 변경을 통해 단 몇 분만에 분해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함께 공개된 로봇팔은 노트북을 분해한 다음 부착된 QR 코드를 인식해 재활용 가능 부품, 폐기 부품을 자동으로 분류한다.
델테크놀로지스는 "로봇 자동화는 효율적인 분해와 제품 상태 판단에 도움을 주어 그냥 버려지는 부품이 없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 "컨셉 루나, 여전히 '개념 실증' 단계이자 장기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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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이 수리 불가나 성능 저하 등으로 버려지면 썩지 않고 쉽게 태우지도 못하는 전자폐기물(e-waste)로 전락한다. 컨셉 루나가 실제 판매되는 노트북에 적용되면 전자폐기물 감소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컨셉 루나를 활용한 실제 제품 출시 여부는 미정이다. 글렌 롭슨 CTO는 "컨셉 루나는 여전히 '개념 실증' 모델이며 순환 가능한 설계를 통해 사회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장기 목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