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공격적 투자 '기대'·유동성 악화 '우려'

차입금의존도↑ 현금 유동성↓…"재무 안정성 모니터링"

인터넷입력 :2022/12/18 14:38    수정: 2022/12/18 22:59

CJ대한통운이 글로벌 사업을 새 성장 동력으로 꼽으며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면서, 동시에 불어난 차입금과 현금 창출력이 더딘 데 대한 불안 요소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내수 성장 둔화를 해외 시장에서 극복하려는 시나리오지만, 자칫 유동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대한통운 3분기 매출액,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 2.2% 증가한 3조1천134억원, 1천76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수치다. 택배 물동량이 감소하고, 원가 부담이 늘어 전체 사업부 영업이익률이 하락했다.

3분기 택배·이커머스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이상 감소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소비 부진과 엔데믹에 따른 오프라인 소비 회복으로, 택배 시장 물동량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점쳐진다”면서 “택배 원가 상승과 판가 인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J대한통운
(사진=지디넷코리아)

택배기사 파업과 안전사고 등 사업 불확실성이 내재하고 경쟁업체들의 생산능력(CAPA) 확대가 계속되자, CJ대한통운은 최근 글로벌 시장 인프라 키우기에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회사는 ‘초국경 택배’로 불리는 국가 간 전자상거래(CBE) 물류 사업 규모를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증권업계 안팎에서도 CJ대한통운에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잇따른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택배 사업 확장에 따라 한진, 롯데 등과의 경쟁 심화, 그리고 수익성 위주의 물량 유지 정책으로 볼륨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성장 동력 마련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CJ대한통운은 영업현금을 초과하는 대규모 투자로, 2016~2018년 내부순현금흐름(ICF) 적자를 나타냈다. 이 기간 연평균 4천400억원 규모의 자본적지출(CAPEX)을 이어가고, 제마뎁과 DSC 등 해외 물류업체 인수합병(M&A)에 힘을 줬다. 2019년 이후론 자체 현금흐름으로 투자 부담을 충당하는 기조를 이어갔다.

CJ대한통운 CEO 메시지
(사진=지디넷코리아)

회사 부채비율 추이를 보면, 재작년 138.7%에서 지난해 123.9%로 개선했지만, 지난 9월 기준 다시 130%를 웃돌고 있다. 현금 유동성도 문제다. 2020~2021년 회사 잉여현금흐름(FCF)은 순서대로 2천92억원, 59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3분기 누적 FCF 역시 596억원가량, 유동비율은 99%다.

한국기업평가 지표를 보면, CJ대한통운 7~9월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32.7%에서 34.6%로 증가했다. 단기차입금의 경우 운전자금은 줄였지만, 기업어음이 늘어 작년 2천616억원 대비 2배 치솟은 5천376억원을 나타냈고, 장기차입금도 117% 증가한 3천685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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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지난 15일 기업어음 발행 한도와 은행 단기차입 약정 한도를 5천억원 증액한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박종도 한국신용평가 선임 연구원은 “향후 물류 인프라 관련 투자 부담 확대가 재무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종훈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 역시 “신사업의 성공적인 안착과 투자 성과 발현, 투자부담 통제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우수한 재무 안정성이 유지되는 여부를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