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O 포럼 "플랫폼 자율규제, 현실에 맞는 모델 정립해야"

과기부 "자율규제기구 실효성 있게 운영되게끔 법·제도적 환경 조성할 것"

인터넷입력 :2022/12/08 18:35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을 향한 윤석열 정부의 ‘자율규제’ 방향을 놓고 전문가들은 한국적인 제재 모델을 도입하는 동시에 독립적인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8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포럼’에서는 ‘한국형 자율규제 모델’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지난달 말 기준 국회에 발의된 플랫폼 기업을 겨냥한 법률안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등 총 14개다. 윤석열 정부에선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를 꾸려 국내 산업 환경에 적합한 규제방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합리적인 규제론을 펼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이승선 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자율규제 활성화를 위해선 다양한 정책 수단을 강구하고, 현실에 맞게 모델을 정립해야 한다”면서 “규제 주체는 전문성이 입증된 사업자가 돼야 하며, 독립된 자율규제기구가 설립돼 감시 활동 등을 수반해야 한다”고 밝혔다.

8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포럼’에서 플랫폼 자율규제를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여기엔 그간 KISO가 내놓은 온라인상 명예훼손이나 포털 서비스 내 연관 검색어 문제, 허위 내용물 등 표현에 대한 자율규제 정책 사례들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이승선 교수는 부연했다. 이 교수는 “더 유익한 정보를 생산하려면 국가의 자동적인 법적 개입에 앞서 온라인 공간에서 자율적인 규제 작동 장치가 선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자, 이용자 등 이해관계자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자율규제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 IT 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업자뿐 아니라 여러 이해관계자의 노력이 곁들여져야 한다”면서 “자율규제에 벗어난 기업에는 소비자들의 엄격한 감시도 요구된다”고 했다.

급변하는 업계 환경에 대응하고자, 자율기구가 유연성과 갈등 해결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글로벌 지향성이나 집행력, 그리고 실효성을 확보하는 형태로 자율기구를 구축해야 한다”며 “KISO가 이 부분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인국 고려대 정부행정학부 교수는 “자율규제기구가 충분한 결정, 조직구성 권한을 가졌는지, 또 결정이 내려졌을 때 국가가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는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면서 “자율규제 성향에 따른 피규제자를 중심으로 한 외부 참여 확대의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할지도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규제기구에 대한 신뢰 역시 중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대개 기구가 협회를 중심으로 설립되고 회원사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에, 운영 근거에 대한 정부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소비자로부터 신뢰받으려면, 정제된 규율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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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오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자율 규제와 공적 규제를 각각 일방향으로 진행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정부와 사업자 간 협력적인 공동 규제로 접근해야한다”고 했다. 정부에서도 플랫폼 생태계 참여자 간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준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플랫폼 업계 참여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자율규제기구가 실효성 있게 운영되게끔, 법과 제도적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