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먹통 겪은 바로고, 보상책 마련에 ‘진땀’

데이터센터 전원 공급 문제 놓고 합의점 도출 난항…바로고 "조속히 보상 노력"

인터넷입력 :2022/11/17 16:53    수정: 2022/11/18 15:34

두 차례 서버 오류로 프로그램 이용 점주와 배달 라이더에게 피해를 초래한 바로고가 보상책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달 초 발생한 먹통 사태의 경우 데이터센터(IDC, LG유플러스)와 입주사(가비아)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바로고가 보상안을 내놓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바로고는 지난달부터 잇따라 발생한 접속 장애로 가게 운영에 불편을 겪은 고객사와 라이더를 대상으로 보상 대책을 세우고 있다. 바로고는 지난달 20일 저녁 디도스(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을 받아 하루 동안 접속 장애를 일으킨 데 이어, LG유플러스 IDC 전원 공급 문제로 지난 4일 오전 10시40분께부터 70분가량 프로그램 이용이 불가능했다.

데이터센터인 엘지유플러스와 입주사인 가비아 간의 이견으로, 가비아 고객사인 바로고가 서비스 먹통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책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제공=이미지투데이)

지난달 오류 건에 대해 바로고는 캐시 지급이나 지역 사업자(허브)를 중심으로 보상책을 수립하고 있다. 일부 자영업자에겐 이미 10만원 상당의 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로고 배달건수가 많게는 하루 최대 80만건에 달한 터라, 피해 사례 조사부터 보상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데이터센터 전원 공급 문제, 책임은 '누가?'

문제는 최근 접속 장애 건이다. 이달 초 발생한 서버 오류의 경우, 서울 금천구에 있는 LG유플러스 IDC 전원 연결 장비 문제가 원인이었다. 바로고는 IDC 입주사인 클라우드 업체 가비아 고객(코로케이션)사다. LG유플러스와 가비아 사이 보상에 대한 접점을 찾은 뒤에야, 바로고가 피해 보상책을 꾸릴 수 있단 얘기다.

가비아가 바로고 측에 보낸 공문 내용을 보면, LG유플러스 IDC 가산센터 내 교류 이중화전원공급 장치 내부 보드 불량에 따른 부품 파손과 과전류로 인해 전원 장치가 다운돼 서버 오류가 발생했다. LG유플러스는 사고 당일 오전 10시50분 이 사실을 인지하고, 5분 뒤 바이패스 경로로 전원을 복구했다.

단 플랫폼 운영사는 일시적인 전원 차단이라도, 서버 재부팅을 수반해야 하는 까닭에 정상화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바로고 프로그램이 1시간 이상 지연된 이유다. 가비아는 LG유플러스에 강력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가비아와 LG유플러스 양사는 보상 책임 소재를 놓고 입장차를 드러냈다.

당초 가비아는 LG유플러스와 서비스수준협약(SLA)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바로고 등 고객사가 요청한 보상 수준에 따라 보상책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LG유플러스에선 “약관상 가비아와 SLA 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의 조항은 전혀 없다”며 가비아 측 얘기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에 가비아에 추가 취재한 결과 회사 측은 “SLA 계약 주체는 LG유플러스가 아닌 바로고”라고 정정했다. 즉 LG유플러스와 SLA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 했다가, 나중에 이를 뒤집은 것이다. 그리고 ‘통상적인’ 업계 보상 절차와 범위를 언급하며, 바로고와 보상 논의하겠다는 식으로 말을 바꿨다.

가비아 관계자는 “통상 업계에서 IDC 서버 오류가 발생할 때, SLA를 근간으로 보상 범위를 책정한다”면서 “SLA 계약 체결 여부와 상관없이 보상과 관련한 바로고 요구사항을 듣고 LG유플러스와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고객사 사정에 따라 SLA 외 보상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지디넷코리아)

LG유플러스 "보상 논의 없을 것"

LG유플러스 IDC 이용약관에 따르면 회사 귀책사유로 계약자가 서비스를 원활하게 이용하지 못해 손해가 발생하면 계약자는 회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범위는 계약자가 신청해 이용하고 있는 각 서비스 내용별로 한정한다고 명시됐다.

아울러 계약자가 서비스 장애 사실을 회사에 통보한 시간을 기점으로, 1시간 이상 서비스 제공이 중단될 때 최근 3개월 동안 1일 평균 이용 요금에 중지시간을 24로 나눈 수를 곱해 산출한 금액의 3배를 배상하도록 했다.

다만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계약서를 검토한 결과 가비아와 바로고에 보상을 진행할 게 없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추가적인 보상에 대한 논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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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바로고 입장에선 보상책 발표를 차일피일 미룰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바로고 관계자는 “IDC 계약 당사자 간 원만히 결과를 도출해야, 점주 피해 보상안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점주, 라이더가 조속히 보상받도록 내부에서도 힘쓸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