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올해 3분기까지 22조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올 한 해에만 30조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한전의 고강도 긴축 방안도 특별한 실효성을 보이지 못한터라 내년 전기 요금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지난 11일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21조8천34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약 273% 가량 영업손실이 늘어나며 적자폭은 심화됐다. 문제는 4분기 역시 실적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동절기 난방수요가 확대되는 데다 전력계통가격(SMP)도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한전의 올 한 해 누적적자가 30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15일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전날까지 3분기 실적을 공개한 337개사의 실적을 조사한 결과 한전의 영업손실폭이 제일 가팔랐다. 한전은 전년 동기 대비 6조5천934억원 늘어난 7조5천30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오명을 뒤집어 썼다.
한전은 2분기 누적 적자가 가중되자 고강도 자구방안을 마련했다. 경상 경비를 30% 절감하고 매각 가능한 모든 부동산을 매각해 약 7천억원의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공표했었다. 또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인상했지만 적자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최근 대규모 회사채까지 발행하며 재원 조달 방안을 모색했지만 채권 시장이 경색되면서 대거 유찰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설상가상 한전이 전력을 사들일 때 기준이 되는 SMP 가격은 15일 육지 평균 Kwh당 258.69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98% 폭등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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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정부는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을 시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관계 당국은 내년 전기요금 인상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세와 한전의 적자 상황을 고려했을 때 내년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면서 “현재 구체적인 조정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선 산업부는 기준연료비 인상을 검토 중이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 조정요금 등으로 구성된다. 기준연료비는 올해 4월과 10월에 4.9원씩 인상된 바 있다. 더불어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도 점쳐진다. 이른바 역마진 구조로 팔수록 손해가 나는 한전의 경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조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