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사태+통화긴축 악재…가상자산 혹한기 오나

미국 연준, 내년 1분기까지 통화 긴축…혹독한 겨울 우려

금융입력 :2022/11/14 16:57    수정: 2022/11/14 16:59

세계 3대 가상자산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 사태가 시장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유동성 긴축 기조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가상자산 시장이 그 어느 해보다 혹독한 겨울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날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UBS AG 컨퍼런스에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에도 금리 인상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견 가상화폐거래소 ‘크립토닷컴’이 발행한 가상화폐 ‘크로노스’는 전날 대비 20% 급락했다. 

크립토닷컴이 지난달 21일 32만 개(약 5200억 원)의 이더리움을 다른 가상자산거래소인 ‘게이트아이오’에 이체 후 다시 회수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크립토닷컴 측은 “실수”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선 “뱅크런 사태를 대비하지 못해 거래소끼리 자금을 돌려막는 것”이란 비판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실물 경제에 풀린 통화량은 가장자산 투자 규모와 같은 흐름을 나타낸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가 지디넷코리아에 제공한 블룸버그 데이터를 보면, 올해 11월 11일 기준 글로벌 시중통화량(M2) 규모는 약 98조594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날(100조6215억 달러)에 비해 2.01%(2조273억 달러) 감소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시세는 6만5069달러에서 1만6757달러로 74.24%(4만8312달러) 급락했다.

이런 상황은 1년 전과는 뚜렷하게 대비된다. 연준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저금리 기조로 지난 해 11월 11일에는 M2 규모가 1년 전에 비해 8.83%(8조1654억 달러) 증가했다. 이런 기조에 힘입어 같은 기간 비트코인 시세는 311%(4만9239달러) 폭등했다. 

메리츠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FTX의 파산신청과 함께 가상자산 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배경에는 전 세계적인 유동성 축소과정이 있다”며 “적어도 2023년 1분기까지 추가적 통화긴축과 경기둔화 과정을 소화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FTX의 파산 사태는 뱅크런으로 촉발됐다.

11월 5일 창펑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크립토의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틀 뒤 창펑자오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21억 개의 FTT(FTX 거래소의 토큰)를 매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샘뱅크먼프리드 FTX CEO는 “장펑자오가 매각하는 FTT 토큰을 개당 22달러에 매수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창펑자오가 이를 거부했다. 이후 다수의 투자자가 FTX거래소에서 자금을 인출하며 뱅크런이 발생했고 FTT 가격이 급락했다. FTX는 바이낸스에 인수를 요청했고, 이에 바이낸스는 인수를 검토했으나, 이내 철회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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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FTX 사태가 실물 투자의 위축을 야기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유진투자증권 김세희 연구원은 “FTX는 전통 금융시장과의 연결고리가 적지 않기 때문에 연쇄 유동성 위기가 우려된다”며 “FTX의 유동성 위기가 기존 금융사, 글로벌 벤처캐피털(VC)를 비롯한 기관투자자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