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소프트웨어 정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가장 고도화된 사물인터넷(IoT) 엔드포인트가 자동차다. 블랙베리QNX는 창업 이래 오로지 임베디드 운영체제에 집중한 회사로서 고도의 안전과 보안에 역점을 두고 제품을 만들어왔다. 현재 블랙베리QNX의 실시간운영체제(RTOS)와 하이퍼바이저는 전세계 자동차에서 소프트웨어를 필요로 하는 모든 곳에서 기반을 이루고 있다."
존 월 블랙베리 테크놀로지 솔루션(BTS) 수석부사장 겸 QNX 총괄책임자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차량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블랙베리QNX의 현재 입지를 이같이 요약했다.
블랙베리QNX는 임베디드 OS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QNX는 1982년 창업된 후 산업 자동화 장비와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RTOS를 제공하고 있다. 2014년 블랙베리에 인수된 후 당시 화두로 떠오른 자율주행차와 스마트카 흐름을 타고 자동차 SW 플랫폼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다. 현재 블랙베리 QNX은 전 세계 차량 중 2억 1천500만 대 이상에 탑재됐으며, QNX 외에 사이버보안, 엔터프라이즈 엔드포인트 관리 등 다양한 분야와 관련된 솔루션을 개발, 제공하고 있다.
존 월 수석부사장은 "차량용 소프트웨어 중 QNX가 요즘 많이 활용되는 분야는 디지털 콕핏 분야로, ECU를 중심으로 인포테인먼트시스템, 온도조절장치, 서라운드뷰 등의 소프트웨어를 뒷받침한다"며 "만약 인포테인먼트가 리눅스나 안드로이드를 바탕으로 한다면, 그와 관련된 ECU의 바탕 OS는 QNX이고, 자율주행과 ADAS 애플리케이션의 기초 OS도 QNX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OS, 퀄컴의 드라이브 플랫폼도 QNX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며, 그밖에 게이트웨이, 바디컨트롤 등 차량 내에서 안전을 중시하는 요소에서 RTOS를 필요로 한다면 그건 다 QNX 위에 있다고 보면 된다"며 "인포테인먼트를 제외한 나머지 안전 영역은 QNX가 주요 OS"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전세계 완성차 업체는 대부분 블랙베리QNX와 협력하고 있다. 존 월 수석부사장은 이같은 인기의 이유를 고성능, 안전성, 보안 등으로 설명했다.
그는 "QNX는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조차 대단히 높은 성능의 컴퓨트 플랫폼에 집중했고, 작은 마이크로컨트롤러가 아니라 PC 수준 이상의 고성능 사양 기반으로 움직였다"며 "늘 안전과 보안을 최우선으로 삼았기에, 산업안전표준도 선도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의 리눅스 같은 역할을 하는 자동차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제공하고 있다"며 "안전에 집중하고 고성능에 잘 맞는 QNX의 특성은 자동차 자체가 고성능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시장에서 독특한 입지를 확보하게 했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산업용 RTOS는 안전과 보안에 많은 신경을 써왔다. 안전을 중시하는 환경에서 주로 활용되므로 산업안전표준을 얼마나 충실히 따르느냐로 안전성을 인정받는다. 블랙베리QNX는 여기에 멀티코어 프로세서 지원에서 경쟁사 대비 우월하다. 모회사인 블랙베리가 전통적인 보안 솔루션의 강자인 만큼 회사 내부의 기술 및 인력 역량을 더해 소프트웨어 보안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다.
내년 출시될 QNX의 새 버전은 8, 16, 32, 64코어 등의 차세대 프로세서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기종 하드웨어를 혼용할 수 있는 하이퍼바이저도 고성능에 집중한다.
블랙베리QNX는 OS 영역에만 집중한다. QNX 뉴트리노 RTOS, QNX 모멘틱스 툴 스위트, QNX 소프트웨어센터 등을 파트너에 제공하고,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개발할 수 있게 지원한다.
존 월 부사장은 "반도체, 적응형 오토모티브 업체와 활발히 협력하고 있고, 소프트웨어 투자를 늘리는 완성차업체와도 협력하며, QNX 위에 올라가는 미들웨어 솔루션 업체와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블랙베리 QNX는 파트너십의 가치를 믿고 반드시 협력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통합에 집중하고, OEM이나 티어1 파트너에게 제품을 제공할 때 이미 파트너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전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사가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OS나 하이퍼바이저에 네트워킹 그래픽, 안드로이드 및 리눅스 지원 등의 구성요소를 만든다"며 "최근 구글과 QNX 하이퍼바이저에서 안드로이드 OS를 잘 지원하도록 하는 발표를 했고, 안드로이드를 위한 가상화 인터페이스를 만들어 새로운 안드로이드 버전 출시에도 추가 통합 작업없이 하이퍼바이저에서 매끄럽게 돌아가게 한다"고 예를 들었다.
블랙베리 QNX는 OS 위의 애플리케이션에 손 대지 않는다. 파트너십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존 월 수석 부사장은 "파트너와 직접 경쟁하지 않기 위한 의도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OS와 하이퍼바이저 외에 로레벨 단의 미들웨어 정도만 개발한다"며 "차량용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 등을 묶는 센서 네트워크 같은 미들웨어나 그 외 산업 안전인증을 받아야 하는 소프트웨어 계층 정도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스스로를 배관공이라 표현하는데, 벽 뒤나 마루 밑 파이프처럼 보이지 않지만 잘 깔려있어야 하는 소프트웨어를 잘 만들어야 한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QNX는 자동차 시장 외에도 의료, 에너지, 철도, 산업용 로봇 등의 산업에서도 쓰인다.
블랙베리 QNX는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나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솔루션을 판매하거나, 고객과 파트너를 위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여기에 차량이 출하되면 매출이 발생하는 로열티 비즈니스도 있다.
현재 전세계적인 경기 둔화 흐름이 나타나고, 내년까지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파트너의 실적에 영향을 받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는 만큼 어떻게 시장을 전망하는지 물었다.
그는 "결말을 내다보기 힘든 어려운 질문인데, 일단 수년간 잠재된 자동차 수요가 축적돼 폭발지경에 있고, 자동차 시장에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매우 커지고 경쟁도 치열해졌다"며 "자동차 회사도 전자화돼 차별화를 소프트웨어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 때문에 1, 2년간 자동차 출하량이 줄더라도 소프트웨어 관련 투자는 회사의 미래를 담보하는 만큼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는 우리가 경제 침체에 면역을 가졌다는 의미는 아니고,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매우 커진 만큼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나갈 것으로 본다는 뜻"이라며 "블랙베리 QNX는 채용과 자원 확보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주목해볼 이슈로 고성능 컴퓨팅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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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탑재하는 시스템 수나 안전성의 중요도를 볼 때 자동차는 가장 복잡하고, 가장 큰 IoT 엔드포인트"라며 "이에 자동차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인 클라우드 프로세싱을 IoT에 접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테스트해 차량에 설치하면 고장나지 않는한 건드리지 않았지만, 이제 워크로드가 차량과 클라우드를 역동적으로 오가고, 동적 워크로드가 증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한 많은 지점에서의 데이터 수집도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