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가 가장 높게 책정된 회사 중 하나를 찾자면 과거에는 석유회사가 손에 꼽혔다. 시대가 변했다. 정보기술(IT) 산업 파이가 커지면서, 데이터 활용 여부가 기업 성장성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앤드류 응 스탠퍼드대학교 교수는 “현재 인공지능(AI)은 전기, 데이터는 석유”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이진수 NHN데이터(DATA)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이 데이터 활용도에 따라 광고 시장 판도가 뒤바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대표가 제3자로부터 정보를 얻는 방식(서드 파티)에서 벗어나, 기업서비스 목적에 부합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형태의 퍼스트 파티를 주목하는 이유다.
서드 파티? 퍼스트 파티 기반 '고객데이터플랫폼' 주목
서드 파티는 이렇다. 가령 이용자가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 콘텐츠를 소비할 때, A라는 쇼핑몰 광고가 노출된다고 가정해보자. 이용자가 A 쇼핑몰을 방문한 이력이 없어도 광고를 접하는 건, 쇼핑몰 운영사가 광고회사와 정부 수집과 관련한 특정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데이터 활용 주체가 일차적으로 기업이 아닌, 별도 목적의 회사라는 얘기다. 다만 이런 서드 파티가 개인정보 보호 관점에 어긋날뿐더러, 디지털 광고 생태계 내에서 광고를 원하지 않는 고객들로부터 아무런 피드백을 받을 수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잇따른다.
기업이 개개인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는 퍼스트 파티 기반의, ‘고객데이터플랫폼(CDP)’이 주목 받는 이유다. 산업군별로 잠재 고객이 존재하는데, 다양한 수요를 타깃으로 흩어진 데이터를 집약해 통합한 게 바로 CDP다. 쉽게 말해 B 제품 구매를 원하는 고객에게 B 광고를 노출하는 형태다.
광고=구매 전환…"데이터 관리, 잠재 고객 유입보다 중요"
이커머스 업계 안팎에선 광고를 접한 예비 구매자가, 최종적으로 사이트에 방문해 제품을 구매할 때 ‘전환했다’고 표현한다. 광고의 최종 목표는 결국 전환율을 높이는 것. 당장 전환하지 않더라도, 사이트에 머무는 이용자 행동 데이터(퍼스트 파티)도 추후 전환율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진수 대표는 “우리가 보유한 이커머스 데이터를 보면, 평균적으로 상위 10% 비중을 차지하는 고객들이 전체 매출 44%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60% 가까운 충성고객이 매년 떠나는데, 따라서 이 고객들의 데이터를 관리하는 게 새로운 구매자 유입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NHN데이터가 2019년 선보인 ‘다이티(Dighty)’는 CDP 사업 모델로, ▲행동 데이터를 분석, 수집하는 ‘에이스 카운터’ ▲자동으로 구매 데이터를 예측하는 ‘AI박스’ ▲타깃 추출 솔루션 ‘오디언스 매니저’ ▲타깃 배너 관리 솔루션 ‘캠페인 매니저’ ▲데이터 구매의 장인 ‘데이터 마켓’ 등을 담았다.
"카페24 출발점으로 내년 쇼피파이 등 규모 확대"
무한한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존재하는 만큼, 이에 상응하는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는 게 이 대표 견해다. 사업을 세부적으로 쪼개, 고객 특성에 걸맞은 맞춤형 광고 서비스를 선보여야 한다는 의미다. NHN데이터는 사람의 성격 유형을 검사하는 MBTI처럼 사업 특징을 36개로 분류하는 'DBTI' 기술을 갖췄다.
이 대표는 “구매 주기 등 몇 가지 기준을 통해 유형을 나누고 (사업을) 분석하는 체계”라며 “여기에 머신러닝을 곁들여 확률을 계산하면서 고객에게 딱 맞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잘하는 것 중 하나는 정확한 표본을 뽑아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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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CDP 시장을 모두 아우르는 것이 NHN데이터 지향점이다. 회사는 재작년 영국에 합작법인 ‘뉴딥’을 세우고 오디언스 CDP 서비스를 출시하며 글로벌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 대표는 “내수 시장은 카페24를 출발점으로, 막 규모를 확장한 단계”라며 “내년 쇼피파이에 입점하고, 다이티와 구글애널리틱스를 연계해 성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