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미생물이 사회성 발달에 영향 미친다

미 연구진, 마이크로바이옴이 사회성 관여하는 뇌 세포에 미치는 영향 규명

과학입력 :2022/11/03 13:15

장 속의 마이크로바이옴이 뇌 신경망 형성에 관여, 사회성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뇌 발달장애 연구에 활용될 수 있으리란 기대다.

미국 오레곤대학 연구진은 갓 태어난 제브라피시 치어의 장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제거하자 뇌 소교세포에서 시냅스 연결이 과도하게 생성되며 사회성 발달을 저해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PLoS 바이올로지(PLoS Biology)'에 최근 실렸다.

(자료=오레곤대)

보통 제브라피시는 투명 유리판을 사이에 두고 마주칠 경우, 서로 다가가 나란히 헤엄치는 모습을 보인다. 연구진은 앞선 연구에서 이러한 사회적 행동에 관여하는 신경세포군을 제브라피시 뇌에서 발견한 바 있다. 이 뉴런을 제거한 제브라피시는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 장내 미생물이 사회성 관련 뇌 신경세포 형성에 관여

이번 연구에선 장내 미생물 군집, 즉 마이크로바이옴이 이들 뉴런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건강한 제브라피시의 경우 마이크로바이옴이 뇌 소교세포에서 신경세포 간 과도한 시냅스 연결이 생기지 않도록 억제하는 'c1q' 유전자의 활성을 촉진했다. 신경세포 간 연결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정작 중요한 정보를 처리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과도한 연결을 제어하는 것은 뇌의 정상적 기능 중 하나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사회성 관련 뇌 신경망 형성에 미치는 영향 (자료=오레곤대)

반면 마이크로바이옴이 제거된 제브라피시는 이 유전자가 덜 발현됐고, 시냅스 연결 억제 작용도 약해져 신경망 밀집도가 높아지면서 사회성에 문제가 나타났다. 마이크로바이옴은 그대로 두고, c1q 유전자만 제거한 제브라피시에서도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없는 치어에 다시 제브라피시 마이크로바이옴에서 발견되는 몇몇 박테리아 군을 넣자 신경망 조절 기능과 사회성이 회복됐다. 이는 뇌의 신경망 연결 활동이 여러 박테리아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특징에 반응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연구는 마이크로바이옴이 발달 단계 뇌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 쥐, 사람 등 다른 동물 연구로 확대...자폐 치료 등에 활용 기대

연구진은 이같은 사회성 뉴런의 특성이 제브라피시와 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도 밝혀 학술지 'BMC 지노믹스 (BMC Genomics)'에 공개했다.

쥐와 제브라피시에서 이들 세포는 비슷한 유전자가 발현될 때 작동한다. 또 같은 유전자와 연관된 신경 세포의 뇌 내 위치가 서로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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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제브라피시에서 발견한 마이크로바이옴과 뇌 세포 발달의 관계를 사람 등 포유류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특히 자폐스펙트럼장애 등 신경발달 장애 연구에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주디스 아이센 오레곤대 교수는 "이 연구는 향후 다른 동물에 대한 이해로 확장할 수 있는 중요한 전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