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지나오면서 모바일 서비스는 비대면을 위한 필수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모바일이 익숙하지 않은 세대도 신원정보와 백신 접종 여부, 하루 동선까지 모바일로 제출하는 경험을 하면서 낯섬을 지웠다.
많은 영역에서 대면을 고수했던 공공, 금융에서 특히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타인에 유출해선 안 되는 신분증도 모바일에 등록해 검증받는 상황이 늘어났다. 신원확인, 은행 대금 납부, 사업자등록증 승인, 법인 문서 처리 등에서 흔히 나타나는 모습이다.
이용자 입장에선 신분증을 규격에 맞는 크기로 촬영하고, 수 초간 기다리면 검증이 끝나지만 뒷단에선 여러 단계를 거친다. 촬영된 신분증 속 내용값을 종류별로 추출하고, 이 내용값의 진위를 제3인증기관이 확인한다. 확인된 결과가 서비스 기관에 제출되면서 신분증 인증이 완료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 복잡함에 착안해 신분증 진위 검증 상품 'eKYC'를 개발했다. 사업자들이 신분증 사진 속 내용을 추출하는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적용하고, 신분증 종류에 따라 내용값을 인증해주는 개별 인증기관과 계약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하고자 상품을 기획했다.
eKYC 개발을 이끈 네이버클라우드 디지털컨버전스상품기획팀의 윤규환 리더와 김성훈 매니저는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eKYC를 출시한 뒤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매니저는 "신분증에 대한 클로바 OCR 모델을 쓰는데, 여기에 더불어 진위인증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객 문의가 굉장히 많았다"고 말했다.
윤규환 리더는 "문의에 부응하는 제품을 만들면 고객 입장에서 인증기관 여러 곳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니 이를 지원하자는 취지로 상품을 기획했다"고 첨언했다.
네이버클라우드만 해도 eKYC가 출시됨으로서 혜택을 입었다. 이전까지는 기업 고객이 네이버 클라우드에 가입해서 등록하는 사업자 등록증을 일일히 사람이 살펴보고 가입을 수락하는 구조였지만, 이를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 것.
클라우드 사업자가 OCR을 제공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신분증 등 특정 요소에 특화해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상품은 흔치 않다는 설명이다.
확실한 편의를 제공하는 덕에 찾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신분증, 사업자등록증을 합산한 eKYC 호출량은 지난 2월 대비 9월 기준 43배 증가했다.
현재 eKYC는 금융 클라우드 전용 상품으로 제공되고 있다. 핀테크, 해외 송금, POS, 가상자산 거래소 등 기업들이 eKYC를 이용 중이다.
김 매니저는 "관련 문의 상당수가 금융 고객이라 금융 상품으로 출시했다"며 "이후 공공 등에서도 요청이 많아 제공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했다.
eKYC에 지원되는 또다른 기능으로 '웹훅' 알림이 있다. 서비스 장애 등 문제가 발생하면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로 담당자에게 연락이 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여기에 웹훅이란 수단을 더했다. 서비스 개발자가 이메일이나 문자를 받고 나서 문제 상황에 대응할 필요 없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자동으로 서비스가 대체 방식으로 동작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문제 상황 발생 시웹훅 기능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사전에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도 제공 중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신분증 진위검증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관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핀테크 기업들은 진위검증기관의 신뢰성에 문제가 없도록, 여러 회사의 eKYC 상품을 다중 계약해 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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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매니저는 "금융실명법 때문에 eKYC는 계속 쓸 수밖에 없다"며 "이용자의 신원을 검증하게 되는 활용 사례는 앞으로도 무궁무진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KYC에 대한 고도화도 계획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올 하반기 이용자가 촬영한 얼굴 사진과 신분증 사진을 대조해 동일 인물인지 검증해주는 얼굴 인식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다. 향후 이용자 계좌에 1원을 입금해 입금자명을 확인하는 1원 인증과 ARS 인증을 내년 도입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법인 등기부등본의 진위인증도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