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구 코인원 부대표 "가상자산, 전통 금융 시장에 새 문법 제시"

포스텍 주최 '블록체인&디지털자산 전문가 과정 3기'서 강의..."성장 유지 할 것"

인터뷰입력 :2022/10/18 10:39    수정: 2022/10/18 11:18

"가상자산은 전통 자산 시장에 새로운 문법을 제시했습니다."

강명구 코인원 부대표(COO)는 12일 포스코센터 서관 17층 이벤트홀에서 열린 '블록체인&디지털자산 전문가 과정 3기' 강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강좌는 포스텍이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개설했다. 지난달 21일 개강했다. 강 부대표는 이날 '가상자산 시장과 거래소 사업'을 주제로 강의했다.

부즈알렌해밀턴 경영 컨설턴트(2008년) 출신인 그는 블리자드 비즈니스 PM(2010년), 프레지 아시아태평양 지역매니저(2012년), 라인 비즈니스 플래닝 리드(2016년)을 거쳐 2018년부터 코인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코인원은 가상자산거래기업으로 2014년 설립됐다. 코인원을 비롯해 국내에 다섯 곳의 가상자산거래기업이 있다.

강명구 코인원 부대표가 가상자산과 거래소 사업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가상자산은 경기순응적.이고 캐피털캐인 성격이 강해...상품 및 주식과 유사한 자산 

강 부대표는 가상자산 특징으로 ▲경기 순응 ▲캐피털게인(Capital gain, 배당이나 이자 수입이 아니라 투자한 주식이나 공사채의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 성격이 강하고 상품(Commodity)이나 주식(Stock)과 유사한 성격의 자산 ▲금과 석유에 비교되지만 이들의 대체 투자재가 아닌 상호 투자재로 인식 ▲개별 국가의 매크로(macro) 조정보다 미국 매크로 조정이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을 들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 규모는 얼마일까. 강 부대표는 금융정보분석원이 올 3월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2021년 12월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시총(시가총액)이 2000조원이였고 가상자산은 이의 5% 수준인 55조원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총은 2019년 바닥을 찍은 이후 계속 커졌다. 2019년 1336억달러에서 2020년 1916억달러, 2021년 7764억달러를 기록했다.

강 부대표는 금융위원회 실태 조사를 인용해 "올 상반기 가상자산 거래업자의 하루 평균 거래 규모는 5.3조원이고 총 영업이익은 6300억원, 원화 예치금은 5.9조원이였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가상자산거래기업들의 시총은 23조원, 가상자산 종목수는 1371개(중복상장 제외시 638개), 단독상장 가상자산 종목수는 391개였다. 또 등록 계정수는 1310만개, 거래가능 이용자는 690만명, 가장 많은 이용 연령대는 30대, 100만원 미만 보유 비중은 73%(313만명)였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테라, 루나 사태 등으로 국내외 가상자산 시장이 약세장이지만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거래 규모와 시총이 작년에 비해 반토막 났지만 시장이 성장하고 투자는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기업들은 비거래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코인원도 마찬가지다. 가상자산 리워드 수익 창출 서비스인 '코인원플러스'를 선보였고, 빗썸은 가상자산 담보대출서비스인 '렌딩'을, 고팍스는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인 '고파이(GOFI)'를 각각 내놨다.

가상자산거래소 역사는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2월 세계 첫 가상자산 거래소인 '비트코인마켓닷컴'이 비트코인 거래를 위해 만들어졌다. 앞서 2008년 1월 비트코인 백서 공개와 2009년 1월 3일 제너시스 블록(비트코인 첫 블록)이 채굴됐다. 비트코인마켓닷컴 개설에 이어 ▲2010년 5월 22일 피자데이(비트코인 1만개랑 피자 두개랑 바꾼 날) ▲2010년 7월 마운틴곡스 설립 ▲2012년 6월 20일 코인베이스 설립 ▲2013년 7월 국내 첫 비트코인 거래소 코빗(kobit) 오픈 ▲2013년 12월 빗썸 오픈 ▲2014년 2월 마운틴곡스 해킹 발생(85만BTC 도난) ▲2014년 2월 20일 코인원 설립(8월 베타, 10월 오픈) ▲2017년 10월 업비트(두나무) 오픈 ▲2021년 3월 비트코인 역대 사상최고치 7000만원 돌파 같은 일이 이뤄졌다.

가상자산 거래소 미주와 유럽, 아시아에 주로 분포

강 부대표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미주와 유럽, 아시아 지역에 주로 분포해 있다"면서 "미국과 캐나다에는 코인베이스(coinbase), 비트렉스(BITTREX), 크라켄(kraken),폴로닉스(POLONIEX)가 있고 유럽에는 비트스탬프(Bitstamp)가 있다"고 들려줬다. 아시아에는 중국과 홍콩에 바이낸스(BINANCE), 후오비(Huobi), 오케이엑스(OKEX), 비트파이넥스(BITFINEX)가 있다. 한국에는 코인원, 업비트, 빗썸, 코빗, 고팍스 등 5개가 있다. 일본에는 비트플라이어(bitFlyer)와 리퀴드(Liquid)가 활동하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는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가 대표적이다. 바이낸스는 세계 가상자산 거래량 1위로 2017년 홍콩에 설립, 본사를 몰타로 이전했다. 거래량이 세계적으로 하루에 20조 원이 넘는다. 개인 고객도 세계서 가장 많다. 강 부대표는 "바이낸스는 백화점 같은 거래소(백화점처럼 여러 사업을 한다는 의미)다. 직원들에게 오피스가 어디냐고 물으면 웨브리웨어라고 답한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바이낸스에 이어 세계 거래량 2위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2012년 6월 미국에 설립됐고, 2021년 4월 나스닥에 직상장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거래액 1위인 업비트는 2017년 10월에 만들어졌다. 또 국내 최다 상장 코인을 보유한 빗썸은 2013년 11월에, 국내 첫 거래소인 코빗은 2013년 11월, 화이트 해커가 세운 코인원은 2014년 각각 문을 열었다. 강 부대표는 "글로벌 가상자산 시총은 잘 나가던 작년 10월 약 3000조원을 기록하며 미국 애플과 비슷한 규모를 형성했다"면서 "국내 주요 가상자산 일일 거래량은 지난해 9월말 기준 약 180조원으로 국내 2분기 수출규모(1500억달러) 수준이였다"고 설명했다.

거래소 사업의 본질에 대해 그는 "트레이딩 플랫폼으로 수수료 베이스"라면서 "가상자산 시장 발전은 전통 증권 시장과 거의 판박이"라고 진단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전통 증권 시장과 유사한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통증권 시장은 1792년 뉴욕증권거래소가, 1971년나스닥 시장이 각각 생겼다.  이들 전통 증권 시장은 사업확장(신규사업 영역 확장), 상품발달(현물 및 선물 거래외 파생상품 등장), 연결강화(모든 영역에 있어 탄탄한 연결 고리 강화) 등으로 발전했는데 가상 자산도 이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는게 강 부대표 생각이다.

"바이낸스도 처음에는 현물 거래만 하다 월렛(지갑)도 만들고 마진과 선물 상품에 카드까지 만들었다.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며 공룡이 됐다"면서 "한국은 규제 이슈로 서비스 하지 못하는 것이 많다"며 아쉬워했다.

가상자산 생태계는 전통자산과 다르다. 전통 자산은 ▲소수의 기관 중심 관리 ▲기관이 접근허가 관리 ▲기관 금고에서 관리 ▲구현 메커니즘 미공개 ▲기관이 거래 정보를 관리 ▲업권별 분리된 서비스라는 특징이 있다. 반면 가상자산 생태계는 ▲다수의 참여자간 분산 관리하는 탈중앙화 ▲프로토콜 기반 접근 및 관리의 무허가성 ▲개별지갑에서 관리하는 수탁형 ▲구현 매커니즘 공개 ▲참여자가 직접 거래정보 확인 가능한 거래 정보 투명성 ▲다양한 서비스간 결합가능한 상호운용성이 특징이다.

글로벌 금융사와 국내 금융사들도 잇달아 가상자산 시장 진출

이 사례를 들며 강 부대표는 "가상자산은 전통 자산 시장에 새로운 문법을 제시했다"면서 "전통 시장과 가상자산 시장간 가치 판단을 하자는게 아니다. 시장의 종류가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사인 피델리티, JP 모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와 국내 금융사들도 가상자산 시장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는데 "가상사업 종사자로서 끓는물의 임계점에 점점 도달하고 있는 느낌이다"고 해석했다. 국내 금융권사 중에는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이 수탁사업에 진출했다. 또 신한금융투자와 SK증권,우리펀드서비스, 미래에셋 등은 디지털 금융 서비스 제휴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진출했다는게 강 부대표 생각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규제 현황을 설명한 그는 "세계적으로 총 500여개의 CEX가 다양한 상품을 구성해 운영 중이지만 국내는 현물거래만 가능한 규제환경으로 사업 확장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가상자산 거래소와 은행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권고안에 대해서는 "핵심 조항이 10과 16"이라고 설명했다. FATF 권고안 10(Recommendation 10)은 가상자산거래기업(VASP)이 CDD(고객확인제도)를 구축해야하고 자금세탁 방지(AML) 와 테러자금 조달 방지(CFT) 의무를 져야 한다고 규정했다. 또 권고안 16은 VASP가 암호화폐를 송금할 때 발신자와 수신자 신원을 확인하고 거래내역을 저장해야한다는 내용이다.

강 부대표는 "이 FATF를 준수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만든게 특금법(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이라며 "특금법은 우리나라 가상자산 거래소 제도화의 시작이자 거래소의 최대 화두"라고 밝혔다. 특금법 적용 대상 가상자산사업는 ▲가상자산 거래업자(거래소) ▲보관∙관리업자 ▲지갑 서비스업자 등이다. 주요 신고 요건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비롯해 ▲'원화 마켓 운영 시 은행에서 실명확인 받은 후 입출금 계정 발급 ▲의심 거래시 금융정보분석원(FIU) 신고 등이다.

강 부대표는 FATF 권고에 맞춰 세계적으로 규제안이 진행중이라면서 "2021년 6월 기준 128개국 중 58개국이 지침을 이행중이고 52개국은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해 규제 예고를, 나머지 6개국은 가상자산사업자를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이후 국내 거래소 시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신고 접수 기준 코인원, 업비트, 빗썸, 코빗은 기존과 동일하게 영업을 했지만 고팍스와 후오비코리아, 지닥 등 25곳은 코인간 거래만 가능하고(고팍스는 원화 거래도 가능), 37곳은 영업이 불가능해졌다.

한편 강 부대표가 근무하고 있는 코인원은 2014년 2월 설립했다. 같은 해 4월 법인(구 디바인랩) 등록과 비트코인 거래소를 오픈했다. 2016년 1월 현재의 코인원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어 ▲농협은행 실명확인입출금서비스 개시(2018년 1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획득(2018년 12월) ▲ISO27001 인증 획득(2019년 2월) ▲자금세탁방지 솔루션 구축 완료(2021년 4월) 농협은행 실명확인입출금서비스 확인서 발급(2021년 9월)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2021년 11월) ▲포스텍과 크립토∙블록체인 기술 공동 연구개발 등을 시행했다.

강 부대표는 코인원이 공정함을 지키며 시장에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업계 내 상징적인 ‘최초’의 상품 및 서비스를 다수 제공했다"면서 "설립 이래 보수적인 상장 기준을 적용 및 유지하고 있다. 다크코인을 상장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수준 높은 보안 및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2014년 서비스 출시 이래 해킹 등 보안 사고가 하나도 없다. 초당 300만건 이상 거래 체결이 가능한 증권사 수준의 거래 엔진을 탑재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수익 모델 안정화가 미래의 큰 방향인데 비거래 사업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