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좋아하진 않아요. 그런데 호텔 방문은 정말 재밌어요. 작은 규모부터 5성급 특급호텔까지 각각 어떤 서비스를 지녔는지, 투숙객 만족도는 어떤지, 혹은 불편사항과 개선점이 무엇인지 등을 분석해 문서로 남기곤 합니다. 국내외 호텔 수천곳 데이터를 확보한 셈이죠. (웃음)”
이동우 프라우들리 대표가 한 말이다. 지난해 3월 설립한 스타트업 프라우들리는 한옥스테이 브랜드 ‘버틀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서울 경복궁 인근에 한옥 25채를 중심으로, 이용자들에게 고즈넉함과 차별화한 전통문화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낡은 한옥을 매입하거나 임대해 리모델링한 뒤 관광사업허가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꾸리고 있는데, 팬데믹 후 ‘호캉스(호텔과 바캉스)’ ‘워케이션(일과 휴가)’ 등 숙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추세와 맞물려 회사 역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작년 말 패스트벤처스, 롯데벤처스, 율리시스캐피탈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 4일 지디넷코리아는 서울 종로구에서 이동우 프라우들리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비교적 어린 나이인 22세 창업에 뛰어들었다. 한국종합예술학교 지휘과를 다니다 중퇴했다. 어렸을 적부터 호텔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고 한다. 한국은 물론, 해외에 있는 호텔에서 묵은 뒤 특색 있는 서비스를 찾아내는 게 취미였다.
제대 후, 이 대표는 게스트하우스 청소 아르바이트를 했다. 곧 홍대 인근에 반지하를 중심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차렸다. 사업이 잘되자 좀 더 색다른 숙박 서비스가 없을지 골몰하던 찰나에, 한옥이 눈에 들어왔다. 프라우들리는 그렇게 탄생했다.

“월세 100만원짜리 집을 물색해 게스트하우스를 만들었어요. 월수입은 200만원가량이었죠. 돈 버는 것보다, ‘이게 되는 사업이구나’ 확신이 들어 설렜습니다. 프라우들리 출범에 있어, 당시 경험들이 큰 영향을 끼쳤어요. 고객 애로사항이나 숙박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지 파악할 수 있었죠.”
한옥스테이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지만, 개발할 수 있는 잠재 한옥은 한정됐다. 때문에 단 1분을 묵더라도, 고객들에게 편하며 인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게 이 대표 생각이다. 프라우들리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객실 내 음성제어, 예약사이트를 선보이는 등 이용 편의성을 제고하고 있다.

“높은 천장과 나무 향. 다른 어떤 곳에서 접할 수 없는 한옥만의 매력이죠. 빌딩이 늘어진, 분주한 도심 한복판에서 아늑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는 건 행운입니다. 우리 지향점은 회사 몸집을 빠르게 키워 수익화에 열을 가하기보다, 보다 많은 사람이 한옥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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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은 전통가옥을 계승하지만, 운영과 서비스는 미래를 지향한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회원권 제도를 곁들여, 이용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한옥을 체험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종로 지역 내 한옥 300채를 확보하고, 지방을 포함해 총 1천채 이상 한옥스테이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단 연내 30채로 늘리려 합니다. (웃음) 지휘를 공부한 저를 비롯해 20명가량 직원들 모두 전공도, 또 역량도 각양각색입니다. 서로 다르지만, 진취적인 우리 특징점을 한데 모아 ‘5성급 특급호텔’ 같은 한옥을 보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