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고, 생각대로와 배달대행 시장 3강 체제를 구축해온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가 경영권 매각에 나서기로 했다. 메쉬코리아는 그간 네이버와 지에스(GS)리테일 등 유수 기업들로부터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왔지만, 투자 업계 불황과 더딘 성과에 따라 경영난에 빠졌다.
출범한 지 햇수로 10년 만에 새로운 주인을 물색하는 가운데, 메쉬코리아는 적자 경영에서 탈피한 동시에 주력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반전 시나리오를 써내려가겠다는 방침이다.
3천억 웃돈 매출, '줄적자' 여전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쉬코리아는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경영권 인수자를 찾고 있다. 올 초부터 자금난을 겪던 메쉬코리아는 핵심 인력 이탈과 영업손실 폭이 커지는 등 악재가 겹치자, 경영권을 넘겨 회사 살리기에 돌입했다.
2013년 설립된 메쉬코리아는 심부름 대행 플랫폼 ‘부탁해’ 사업을 철수한 뒤, 2015년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을 선보였다. 이를 토대로 주문과 배송 패턴, 도로나 유동인구 등 자체 데이터를 수집한 회사는, 인공지능(AI)을 곁들인 ‘부릉 TMS’를 도입하며 최적화한 배달 서비스를 내놨다.
2016년 50억 수준이던 매출은 이듬해 301억원, 이어 재작년 2천억원을 웃도는 등 상승곡선을 그렸다. 작년 매출액 역시 3천억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줄적자가 계속됐다. 2019~2021년 회사 영업손실은 순서대로 123억원, 178억원, 368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적자 폭은 전년 대비 60%가량 늘어난 106%로 확대했다.
새벽배송·풀필먼트센터 등 사업 보폭 확대…성과는 '글쎄'
2015년 시리즈A를 시작으로 꾸준히 확보한 현금은 풀필먼트센터(FC)를 구축하는 데 활용했다. 2017년 네이버에서 240억원, 다음해 현대차와 미래에셋대우가 275억원가량 투자하면서 FC 사업도 화력을 얻는 듯했다. 지난해엔 GS리테일이 500억원, KB인베스트먼트 등이 450억원을 각각 투하했다.
회사는 경기 김포, 남양주에 콜드체인 체계를 적용한 FC를 세우고, 서울 강남, 서초, 송파 3곳에 도심형 물류센터인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를 마련하는 등 외형을 키워갔다. 지난 2월엔 곤지암에도 FC를 추가했다. 오아시스마켓과 협업해 합작법인 ‘브이’를 만들고, 새벽배송 사업 역시 착수했다.
문제는 성적표다. 배달 서비스 외 FC, 새벽배송 전 사업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 그새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디지털책임자(CDO) 등 C레벨 인력들이 회사를 떠났으며, 올 중순부터 구조조정으로 직원 감축에 힘을 줬다.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파고 넘는다
메쉬코리아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파고를 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기존 주주들이 100억~150억원 수준의 금융 지원을 약속한 데 이어, 적자 주요 원인으로 꼽힌 새벽배송과 식자재유통, 그리고 MFC 사업에서 철수하며 비용 절감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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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흑자 사업인 이륜차 실시간 배송에 무게를 두면서, 떨어진 유동성을 제고하겠다는 게 메쉬코리아 구상안이다. 회사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초까지 전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는데, 적자 사업군에 속한 직원 100명가량이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부릉 브랜드 가치와 FC를 기반으로 패션, 유통 네트워크망을 형성한 점에서, 아직 메쉬코리아에 대한 투자 매력도는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경영진이 급여를 반납하고, 마이너스(-) 사업에서 손을 떼는 등 강도 높은 사업 조정을 이어가고 있다”며 “근 3개월간 30억원 이상 적자를 줄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