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자처럼 생각하는 AI가 화합물 예측한다

KAIST, 화학반응 데이터 학습해 유기 반응 결과 예측..."물질 개발 시간 비용 절감"

과학입력 :2022/10/04 15:42

KAIST(총장 이광형)는 생명화학공학과 정유성 교수 연구팀이 화학자처럼 생각할 수 있어 유기 반응의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유기 화학자는 반응물을 보고 유기 화학반응의 결과를 예상해 약물이나 OLED와 같이 원하는 물성을 갖는 분자를 합성한다. 하지만 실험을 통해 화학반응의 생성물을 직접 확인하는 작업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같은 반응물에서 다양한 생성물이 생길 수도 있어 숙련된 유기 화학자라도 모든 화학반응을 정확하게 예측하진 못한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인공지능을 이용해 유기 반응을 예측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대부분 연구는 반응물과 생성물을 서로 다른 두 개의 언어로 생각하고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언어 번역 모델을 활용한다. 이 방법은 예측 정확도는 높지만, 인공지능이 화학을 이해하고 생성물을 예측했다고 해석하기 어려워 모델이 예측한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

KAIST 연구진의 화학자처럼 생각하는 AI 연구가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정 교수팀은 화학적 직관을 바탕으로 모델을 설계해 모델이 예측한 결과를 화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개 데이터베이스에서 매우 우수한 예측 정확도를 달성했다.

정 교수팀은 반응 중심을 파악하고 화학반응 규칙을 적용해 가능한 생성물을 예측하는 화학자의 작업 방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과정을 본떠서 공개 화학반응 데이터베이스로부터 화학반응 규칙을 도출했다. 화학반응 규칙을 바탕으로 분자의 화학 반응성을 예측하기 위해 분자를 그래프로 취급하는 그래프 신경망(GNN)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에 반응물들을 넣으면 화학반응 규칙과 반응 중심을 식별해 생성물을 성공적으로 예측한다.

정 교수팀은 화학반응에서 널리 사용되는 미국 특허무역청(USPTO) 데이터를 이용해 유기 반응을 90% 이상의 정확도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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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야에서 좋은 성능을 보인 모델을 그대로 사용하기보다 화학자가 생각하는 방법과 같이 신경망을 설계하는 전략이 더 합리적이고 우수한 성능을 보임을 입증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화합물 개발을 위한 분자 설계 과정이 빨라지리란 기대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학술지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Nature Machine Intelligence)' 9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