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북미 개인간거래(C2C) 플랫폼 ‘포쉬마크(Poshmark)’를 2조3천441억원에 사들였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 커머스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행보다. 2조원을 웃돈 인수가격을 두고 네이버는 적정가로 판단, 추후 시너지 창출을 예고했다.
포쉬마크는 당근마켓과 인스타그램 기능을 합친, 중고거래 기반 커머스와 커뮤니티 시스템을 한데 모은 C2C 플랫폼이다. 작년 말 기준 구매자와 판매자 각각 약 760만명, 560만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순기업가치만 약 12억달러(약 1조7천196억원)로 평가되고 있다.
네이버는 포쉬마크 유보 현금인 5억달러(약 7천142억원)를 얹어, 17억달러가량에 회사를 인수했다. 포쉬마크 누적 가입자수는 8천만명 이상으로, 작년 연간거래액과 매출액은 각각 18억달러(약 2조5천808억원), 33억달러(약 4조7천315억원)로 집계됐다.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1월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4일 포쉬마크 인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강력한 C2C는 곧 전 세계 판매자, 구매자를 연결하는 것”이라며 “막 인수를 마친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로, 독보적인 시장 1위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내수시장에선 크림, 일본에선 빈티지시티, 유럽에선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를 주축으로 커머스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네이버가 보유한 검색, 인공지능(AI) 추천, 라이브 커머스 기술 등을 활용해 완성된 C2C 비즈니스모델(BM)을 구축하겠다는 게 최수연 대표가 그린 청사진이다. 최 대표는 “우리는 이미 왓패드(웹툰), 제페토(메타버스), 위버스(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포쉬마크가 북미 시장에 이어,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도록 네이버가 교두보로 역할 할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최근 주가 하락세와 맞물려 포쉬마크 거래가격과 기업가치가 고평가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수가 자체는 낮다고 본다”면서 “포쉬마크와 비슷한 가격으로 거래된 ‘디팝’의 경우, (포쉬마크 대비 규모 면에서) 5분의 1 수준”이라고 밝히며 합리적인 M&A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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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20만원 아래로 떨어진 주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남선 CFO는 “주가방어적 관점에서 투자하거나,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다”면서 “제조업처럼 생산능력을 키우기보다, 상황에 따라 투자 가부를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김 CFO는 “거시적 상황과 관계없이, (네이버는) 투자 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도 했다.
최 대표는 포쉬마크를 장착한 데 대해 “훌륭한 경영진과 사업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며 “네이버 다른 플랫폼과 연계하는 등 후방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인수 성과에 대해선, “실리콘밸리 회사 대상 ‘100% 딜’을 성공한 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많고 그간 잘해왔다는 방증”이라며 “선두 사업자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지도 부담된다”며 시험대에 올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