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메모리 반도체보다 1천배 이상 집적도가 높은 신소재를 개발하거나 우주 진화의 과정을 시뮬레이션 하는 등의 고난도 연구 개발을 더욱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 된다.
국내에 600페타플롭스급 성능의 세계 10위권 슈퍼컴퓨터가 도입되기 떄문이다. 기존 과학 연구를 위한 컴퓨터 시뮬레이션뿐 아니라 인공지능(AI) 관련 연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
이식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국가슈퍼컴퓨팅본부장은 27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사용 중인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의 평균 사용률이 74.9%에 이르는 등 기존 슈퍼컴 시스템이 과부하 상태에 이르렀고, AI 수요 대응에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2024년 계산용량 600페타플롭스, 저장용량 200페타바이트 규모의 신규 슈퍼컴 6호기를 구축, 2028년까지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슈퍼컴 6호기 도입 사업은 지난 8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 내년부터 약 2천929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6호기는 25.7페타플롭스의 연산속도를 가진 누리온보다 20배 빠르다. 1페타플롭스는 1초에 1000조 번의 수학 연산처리를 할 수 있는 성능을 말한다.
6호기는 CPU 외에 GPU도 동시에 탑재한 헤테로 컴퓨팅 환경으로 구축한다. 이는 최근 수요가 급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 분야 연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서이다. 병렬 연산에 강점을 지닌 GPU는 AI 학습과 추론에 많이 쓰인다.
KISTI의 슈퍼컴은 주로 소재 개발이나 천체 물리, 바이오, 유체역학 연구 등을 위한 시뮬레이션을 지원하는 계산과학 분야에 많이 쓰였는데 이제 AI 분야에도 본격 대응한다는 의미다. 전통적 계산과학 분야 연구자도 이제 20% 정도가 AI를 적용한 과학 및 공학 연구를 진행한다고 KISTI는 설명했다.
슈퍼컴 6호기의 자원 중 30% 정도는 AI에 쓰이게 될 것으로 KISTI는 내다봤다. 2018년 슈퍼컴 5호기가 도입된 후 연구자에 대한 초병렬컴퓨팅 지원을 통해 나온 SCI 논문이 4호기에 비해 50% 증가한 150편으로 늘어난 효과가 재현되리라는 기대다.
신규 슈퍼컴퓨터 도입으로 첨단 과학 연구개발 활동을 효율화하고,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 고도화 등 지능정보사회의 핵심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또 주요 슈퍼컴 활용 분야별로 구축되는 7개 전문센터와 연계해 슈퍼컴퓨팅 자원의 공동 활용 체계를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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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 외산 의존을 줄이고, 자체 개발 중인 한국형 슈퍼컴퓨터 비중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조민수 KISTI 부원장은 "기술이 축적되고 안정성이 높아지면 향후 슈퍼컴 일부는 자체 개발된 것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AI 반도체 등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슈퍼컴퓨터에 요구되는 안정성이나 소프트웨어 생태계 등의 문제가 개선되면, 이를 바탕으로 관련 산업계와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로드맵을 만들 수 있으리란 기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