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샌드박스 희망고문 그만...지방 스타트업 목소리도 들어줘"

규제 샌드박스 불명확성·지방 기업 소외·정부 반짝 관심 지적

인터넷입력 :2022/09/07 18:28    수정: 2022/09/07 19:39

“규제 샌드박스 신청 후, 승인까지 언제 끝날지 모른다. 희망고문이다. 30일, 60일, 그 이상으로 시간은 계속 흐른다. 가부결정에 있어, 정확한 (승인) 확정일자를 확인하고 싶다. 민간이 주도할 수 없는, 투자 샌드박스 펀드 등 지원 사업도 활성화하길 바란다.”

농어촌 빈집을 민박으로 고쳐 활용하는 공유숙박 스타트업 다자요의 남성준 대표는 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22 스타트업코리아’ 정책 제안 발표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산나눔재단과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스타트업 수장들이 모여 현실적인 고충과 개선점 등을 털어놨다.

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22 스타트업코리아’ 정책 제안 발표회에서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사회로 스타트업 대표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남성준 다자요 대표는 정부 규제유예제도인 샌드박스가 통과되더라도, 지방자치단체에선 관련 제도를 모르는 경우가 부지기수며, 관할 부서도 불분명하다고 꼬집었다. 다자요는 제주도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이다. 남 대표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수도권 중심으로 조성됐는데, 지방 현장 목소리도 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핀테크 스타트업 페이콕의 권해원 대표는 글로벌 시장 대비, 국내 사업 환경에 미비점을 지적했다. 권 대표는 “금융 사업을 영위하다보니 보안 문제가 뒤 따른다”면서 “해외 보안인증은 기준에 따라 절차를 밟으면 되지만, 한국의 경우 보안 기준과 서비스 적용 시 해킹테스트 등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스타트업 대표들은 공통으로, 실증특례가 끝난 뒤에도 정부가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배터리 전문 스타트업 피엠그로우의 김광섭 이사는 “보통 실증특례를 신청하면, 전문가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협의를 이어간다”면서 “그러나 심의위원회가 마무리되면, 관계자들이 사라진다”며 관리 측면에서 지속성을 요구했다.

이날 정책 제안 발표회에서 박경수 삼정KPMG 상무는 ▲통합적 규제해소와 전주기적 지원 ▲상생을 위한 근거 기반의 사회적 합의 ▲수요자 관점 규제혁신제도 운영 세 관점에서 규제혁신제도 방향성에 대한 발제를 진행했다.

박경수 삼정KPMG 상무가 '2022 스타트업코리아!'에서 보고서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누적 투자액 기준 글로벌 100대 ‘유니콘’ 기업의 국내 사업 영위 여부를 5년 전인 2017년과 비교했을 때, 56곳은 여전히 원활히 회사를 운영할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승차공유와 원격의료, 공유숙박 등 시장에선 신구 사업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박경수 상무는 “기존 산업과 스타트업 간 갈등 해결 절차를 규제 샌드박스 내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이를 위해 혁신 기술 안전성 검증을 진행해야 한다”며 “선행된 검토 결과를 토대로 사업 도입 필요성을 판단하고, 정부 차원에서 구체적인 상생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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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규제 샌드박스에 진입 시, 소요 기간과 평가 기준이 불확실해 기업 부담이 증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진입 단계에서 불명확한 기한 규정과 평가 기준을 정비하고, 실증 시 운영 짐을 줄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도 수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상무는 “스타트업을 위해, 투자와 연계한 지원책을 정부가 강구해야 한다”면서 “이견이 있을 때 정부에서 부처 간 조율, 중재자로 역할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