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그리드 "클라우드 원천 기술 독보적···내년 상장"

김명진 대표 "하이퍼바이저와 리눅스 커널 모두 보유 우리가 유일"...수출서도 성과

인터뷰입력 :2022/09/07 08:06

"클라우드 분야 원천기술인 클라우드 OS는 하이퍼바이저(가상머신을 생성하고 구동하는 소프트웨어)와 커널 두 가지로 구성돼 있습니다. 국내에서 하이퍼바이저와 커널 두 기술을 모두 자체 개발한 곳은 이노그리드가 유일합니다."

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는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특히 우리 제품은 가상화(분산)는 물론 역가상화(통합)도 되는데 이런 제품은 세계에서 우리가 처음"이라며 회사의 기술 경쟁력을 강조했다.

이노그리드는 2006년 설립한 클라우드 토종 1호 기업이다. 김 대표는 건국대 교수로 재직 중 2015년 CTO로 이노그리드에 입사했고, 2019년 1월 단독대표가 됐다. 그가 대표를 맡으면서 이노그리드는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2018년에도 회사 매출은 약 30억원 이였다. 지난해에는 162억원(K-IFRS 연결기준)을 기록했다. 3년사이 6배나 늘었다. 흑자 전환도 이뤘다. 김 대표는 "올해 매출 예상치는 250~260억원"이라고 밝혔다. 직원 수도 크게 늘었다. 2018년 35명에서 160명(계약직 근로자 25명 포함)으로 다섯 배 증가했다. 올해 안으로 40여명을 더 충원, 200명 이상을 내다보고 있다.

이노그리드의 대외 브랜드도 '클라우드 박사'인 그가 CEO가 되면서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제 3차 클라우드 컴퓨팅 기본 계획'을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 XR 클라우드 예타 기획위 등 김 대표는 여러 클라우드 발전안에 기획위원으로 참여했다.

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가 회사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15년 이 회사 CTO로 들어와 2019년 1월 대주주 겸 단독 대표가 됐다. 교수 출신으로 클라우드 관련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대표가 된 이후 성과로 ▲외형적 매출 급성장 ▲인력 급증 ▲대외 브랜드 향상 ▲완벽한 IPO 준비 등 네가지를 꼽았다. 고객사는 현재 217곳이다. 김 대표는 "이중 80%가 최근 4년 사이 유치한 고객"이라며 "대기업에서 공동 사업 파트너로 우리를 찾는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고, 공공 고객들이 우리를 찾는 건수도 늘고 있다"면서 "조달청 레퍼런스도 우리가 국내 1위"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SCI급 논문을 쓰는 CEO'이기도 하다. 클라우드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기업(이노그리드)에 와서도 세 차례(2017년, 2019년, 2021년)나 SCI급 논문을 썼다. 이노그리드가 국내 최고 기술 경쟁력을 갖췄다고 하는 데는 김 대표의 이런 끊임없이 공부하고 서치하는 것이 한 몫을 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기술평가(기평)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기술평가에 내려고 서류를 준비하니 800페이지나 되더라"면서 "다른 회사의 2~3배에 달하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클라우드 OS에 핵심이 되는 하이퍼바이저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최근 정부 인증을 받았다"면서 "리눅스 커널도 지난 3년간 정부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 받아 국내 최초로 역가상화 커널을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노그리드는 국내 SW기업으로는 드물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CDC)를 보유할 계획이다. 현재 모 지자체와 관련 사항을 논의중이다. 오는 2026년이나 2017년에 물리적 CDC를 완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김 대표는 "현재까지 5건의 해외 사업 계약을 했다"면서 "특히 올해는 미국, 중앙아시아 클라우드 관련 사업 계약을 완료하거나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기업의 크기는 'CEO의 크기'라는 말이 있다. CEO의 크기만큼 기업이 성장한다는 말이다. 김 대표가 그리고 있는 미래 이노그리드는 어떨까. "우선은 2025년까지 중견기업인 매출 1000억 원 달성이 목표"라면서 "5년 후에는 그동안 번돈으로 블록체인이나 AI 반려견, 유연 의료 등 B2C 사업에 집중해 3~5천억 회사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들려줬다. 상장 준비에 바쁜 김 대표를 서울 을지로3가역 인근 사무실에서 만나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기술 특례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가 안 좋은데 예정대로 추진하나? 현재 상황은?

"상장을 처음 생각한 2015년만 해도 상장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막상 해보니 너무 힘들다. 상장한 대표들이 정말 존경스럽다(웃음). 사업만 잘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사업 외에 투명한 내부 통제 시스템, 기술력 등도 갖춰야 하더라.

우리는 이 세 가지 중 기술력은 확실히 준비돼 있다. 이는 내가 제일 자부하는 부분이다. 투명한 내부 통제 시스템을 위해 작년에 처음으로 삼정KPMG에서 외감(외부 감사)을 받았다. 올해는 삼일회계법인에서 받고 있다. 회사내 회계 인력도 4명이나 된다. 투명한 회계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지난 2년간 CFO가 고생을 많이 했다. ERP 등 전산 시스템도 최근 새로 구축했다. 완벽한 IPO준비로, 클라우드 분야 국내 1호 IPO 기업으로 발돋움 하겠다."

-클라우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어떻게 보나

"2015년 CTO로 이노그리드에 입사했고, 2019년 단독 대표가 됐다. 이후 만 3년 8개월이 지났다. 그때랑 지금은 클라우드 시장 규모가 많이 커졌다. 클라우드협회서 조사한 국내 클라우드 기업이 1100개다. 지금 새로 실태 조사를 하고 있는데, 협회가 조사한 숫자가 많다고 본다. HW기업은 당연히 클라우드 기업이 아니다. 그동안 클라우드 전환을 지원하는 MSP(중간에서 클라우드로 전환을 해주는 기업)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클라우드 원천기술 기반의 진정한 의미의 클라우드 회사는 국내에 얼마 없다고 생각한다. 최근 MSP 기업들이 많이 조명되고 있는데,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 측면에서 원천기술 확보 기업들이 많이 강조됐으면 좋겠다. 우리처럼 클라우드 인프라인 IaaS와 PaaS, CMP를 개발해 제공하는, 진정한 의미의 클라우드 기업은 얼마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국내 기업은 숫자로 보면 10여 곳 정도 될 듯하다. 나는 이런 기업들이 모두 유니콘이 됐으면 좋겠다. 우리 같은 기업을 빼면 'VM웨어'나 '오픈스택' 같은 외산 솔루션을 딜리버리(공급)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클라우드 원천 기술을 개발해 확산하려면 CSP 같은 기업이 잘 돼야 한다. 하지만 MSP 한다고 해서 원천 기술이 높아지는 건 아니다."

-회사 기술경쟁력은 어떤가

"회사 대표인 내가 R&D 출신이다 보니 기술력이 우수하다고 자부한다. 우리 회사 전략 방향인 2대 핵심 기술과 5개 제품군, 16대 클라우드 주요 기술 로드맵을 2919년에 내가 직접 만들었다."

-이노그리드가 국내 유일의 클라우드 OS 기업이라는 건 무슨 말인가?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게 클라우드 OS다. 국내 기업은 대부분 외산 클라우드 OS에서 돌아가는 SW를 만드는 기업이다. 우리는 다르다. 클라우드 OS를 우리가 직접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 다른 국내 기업은 자체 엔진 없이 외산 엔진에 UI와 UX만 변경하는 식이다. 국내 대부분의 IaaS, PaaS, CMP 기업들이 이런 경우다. VM웨어나 레드햇 등 외산 솔루션을 딜리버리 하거나 UI, UX를 변경하는 기업들, 아니면 역시 외산인 오픈스택 커뮤니티 버전을 가지고 그 위에 기능을 변경하거나 UI를 입히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클라우드 엔진(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은 감히 말하지만 국내에서는 우리가 유일하다."

이노그리드를 나타내는 여러 숫자들. 이노그리드는 내년초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클라우드 OS의 기반 기술 중 하나인 하이퍼바이저에 대해 국내 최초로 보안 관련 국가 인증을 받았다던데

"클라우드 OS는 두 가지로 구성돼 있다. 하나는 하이퍼바이저(가상 머신을 생성하고 구동하는 소프트웨어)고 하나는 커널이다. 하이퍼바이저는 우리가 자체로 만든 제품(클라우드잇)이 있다. 지난 10년간 만들어왔다. 하이퍼바이저를 만들다보니 좋은 점이 있다. 기능과 성능 수정을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거다. 엔진을 보유한 기업만이 할 수 있는 일종의 '특권'이다. 이 분야 국가 보안기능 확인서와 CC인증을 우리만 국내에서 유일하게 받은 상태다. 서버 가상화 부분에서 우리가 유일하게 국가 인증을 받은 거다. 하이퍼바이저라는 클라우드 가상화 서버 엔진을 만들 수 있는 국내 기업은 우리 밖에 없다. 아마 다른 기업은 오픈스택 엔진을 기반으로 한 커스터마이징으로 국가 인증을 받을 것 같다. 그러자면 앞으로 1년 정도는 더 걸려야 한다.

우리는 리눅스 커널도 직접 만들었다."

-리눅스 커널은 어떻게 개발하게 됐나

"정부 R&D 과제를 지난 3년간 했다. '역가상화 하이퍼커널'이라는 국산화 과제였다. 작년 연말 과제가 끝났고, 국내 처음으로 역가상화 커널을 만들었다. 가상화는 보통 하나의 OS가 서버를 쪼개는 기술 방식이다.

역가상화(리버스 하이퍼바이저)는 이와 반대다. 물리서버 여러 개를 하나의 빅 가상화머신(VM)처럼 합쳐 만든다. 서버 여러 개를 분산해 하나의 VM처럼 만드는 가상화와 반대 개념이다. 역가상화 개발은 국내에서 우리가 처음이다. 해외에는 타이달스케일이라는 기업이 있다. 우리가 보유한 '클라우드잇' 제품에 역가상화 기술을 적용했다. '클라우드 잇'은 가상화와 역가상화 기술 모두를 적용한 제품이다. 이런 제품은 '클라우드 잇'이 세계에서 유일하다. 한국도 클라우드에서 세계 첫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거다."

-클라우드 분야 지재권(IP)도 상당하다고 들었다

"클라우드 분야 특허지재권은 총 48건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 솔루션 기업 중 가장 많다. 올 상반기에만 6건의 특허를 확보했다. 상표등록도 20건 했다. 이외에 SW저작권 145건 등록, 품질인증도 11건이나 받았다. 국가 보안인증서와 CC인증도 우리가 가장 먼저 받았고 현재 유일하다. 최근 5년간 37건, 170억 상당의 국가 R&D를 수주했는데 모두 클라우드 관련 기술 과제다. 클라우드 원천 기술에 관한 한 우리가 국내서 독보적이다. 클라우드 풀 스택 패키지를 국내에서 우리가 유일하게 갖고 있다."

-클라우드 풀 스택 패키지 국내 유일 기업이라고?

"우리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CDC)를 구축할 수 있는 엔진인 IaaS 솔루션과 PaaS 솔루션, CMP 솔루션, SaaS 솔루션을 모두 갖고 있다. 클라우드 풀 스택 패키지라고 불리는 이들 4종을 모두 자체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국내 기업 중 우리가 유일하다. 이들 솔루션을 가지고 앞으로 물리적 자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CDC)도 보유할 계획이다."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구축 계획을 말해달라

"플레이그라운드를 만들려면 데이터센터를 가져야 한다. 중소 SW기업 중 아직 자체 클라우드데이터센터(CDC)를 가진 곳이 없다. CDC 확보는 투 트랙으로 진행한다. 하나는 가상 데이터센터고 다른 하나는 물리적(피지컬) 클라우드데이터센터다. 현재 우리는 가상 데이터센터 두개를 갖고 있다. 목동 데이터 센터에는 공공 클라우드팜을, 대방동 데이터센터에는 민간 클라우드팜을 보유하고 있다. 가상 CDC 외에 앞으로 물리적 CDC도 확보할 계획이다. 이미 실행에 들어갔다. 2026년이나 2027년이면 구축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MSP를 하는 이유는 향후 물리적 CDC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도 있다. 솔루션 기업이 데이터센터를 직접 운영까지 하는 건 쉽지 않다. 우리는 여기에 투자 하고 있고, 이 방향으로 가고 있다. 내가 플레이그라운드를 직접 만들겠다고 말한 게 이거 때문이다."

-클라우드 IaaS 전체를 대상으로 CSAP 인증을 받으려 한다던데

"2년간 준비했다. 공공 시장에 들어가려면 당국이 정한 CSAP 인증을 받아야 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인증 획득을 예상하고 있다.

-수출도 추진하고 있는데, 어떤 성과가 있나

"현재까지 총 5건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중앙아시아 국가에 수출한다. 클라우드 기반 블록체인 운영 센터 사업은 미국 기업과 수출 계약을 맺었다. 블록체인 기업인데 이 기업의 한국 사업에 필요한 시스템을 개발해주고 운영도 할 계획이다. 이미 5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본 사업을 하는 내년에는 계약 금액이 훨씬 더 커진다. 국내 다른 큰 기업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다. 블록체인 개발은 우리가

B2C 사업도 한다는 의미가 있기도 하다."

-내년에 교육 목적의 이노베이션 센터를 새로 오픈한다고 들었다

"미국 기업에 제공하는 블록체인 지원과 현재 우리가 운영하고 있는 파스타 지원 센터, 여기에 클라우드 교육센터 등 세 개를 합쳐 이노베이션 센터를 새로 개설할 계획이다."

-SW기업에 1000억 원은 꿈의 숫자다. 2025년까지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1000억 원 이후 계획도 있나?

"내가 CEO를 맡은 이후 회사 매출이 껑충 뛰었다. 매출 1000억 원은 중견기업이 된다는 거다. 당분간 클라우드에 집중해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겠다. 개인적으로 1000억 원 이후도 생각은 하고 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3000억~5000억도 생각은 하고 있다. 현재 주력인 클라우드 솔루션에서 나아가 앞으로 물리적 데이터센터까지 운영하고 또 B2C 영역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이노그리드는 일하기좋은기업에 선정, 상을 받았다.

-B2C 분야 사업 계획을 말해 달라

"앞으로 수년간은 클라우드에 집중하고, 이후에는 그동안 번 돈으로 투자를 해 AI반려견이나 블록체인, 의료 사업 기반의 B2C 사업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최근 회사 중점 R&D를 원천기술에서 융합 쪽으로 바꾸고 있다. 유연 의료가 대표적이다.

ETRI와 공동으로 유연의료 과제도 수주했다. 스마트시티 사업도 추진 중이다. 스마트시장실을 기획해 추진할 예정이다. "

-최근 전 직군에 걸쳐 신입과 경력을 모집했다. 잘됐나?

"사람이 경쟁력이 맞다. 인사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대기업 출신 인사 팀장 한명을 새로 영입했다. 인사팀 5명 중 4명이 인사 업무를 맡고 있다. 중소기업에 이런 규모 인사 팀은 없다. 앞으로 3년 뒤, 5년 뒤 이노그리드를 위해 좋은 인재를 뽑고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재 유치를 위해 연봉 체계도 재편했다. 대졸 초임이 4천만 원이다. 원래 3100만원에서 30% 올랐다. 최근 20명 정도를 새로 뽑았다. 채용과 함께 새로운 직무 스킬을 각 부서별, 개인별로 다 새로 만들었다. 평가 지표도 바꿨다. 예전엔 수평으로 했는데 톱다운으로 변경했다. 평가표에 들어갈 성과는 반은 개인이, 반은 회사가 제시했다. 상장을 앞두고 단단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조치다."

-전 사원에 스톡옵션도 줬는데

"올 1월 기준 입사한 사람에게는 모두 줬다. 통상 IT기업들이 주는 스톡옵션은 총 주식의 13%가 적정이고 평균은 10%다. 우리는 16~17%를 줬다. 다른 기업보다 많이 줬다. 대표이사는 스톡옵션을 못 받는다. 기술중심 회사가 되기 위해 현재 160여명의 인력에서 올해 200명으로 늘리려 한다. 2025년까지 목표가 270명이다."

-새 직원을 추천하면 750만원을 주는 프로모션을 해 관심을 모았다. 750만원을 받은 직원이 있나

"직원들이 추천한 직원이 전반적으로 로열티가 높다. 9년차 이상 개발자를 데리고 오면 750만원을 주는

프로모션을 했는데, 750만원을 받은 직원이 나왔다. 프로모션 기간이 끝났다. 지금은 새 직원을 추천해 채용이 되면 200~400만원을 준다. 직원 추천 보상으로만 1400만원이 나갔다.(웃음)"

-이노그리드가 어떤 회사인지 한마디로 말한다면

"신입사원이나 밖에서 만나는 IT를 잘 모르는 사람들한테 이노그리드는 데이터와 서비스들이 뛰어 놀 수 있는 플레이그라운드(운동장)를 만드는 전문 회사라고 말한다. 클라우드는 딱 두 가지로 요약된다. 데이터 그릇과 운동장이다. 우리 회사는 데이터 그릇과 운동장을 만드는 인프라 기업이다. 유튜브도, 모바일 신분증도 서비스다. 서비스들이 뛰어 놀려면 운동장이 필요한데, 우리는 그런 운동장을 만들고 관리해주는 회사다."

-2015년 CTO로 이노그리드에 들어와 대주주 겸 대표가 됐다. 그동안 어려운 점도 많았을 텐데 후회는 없나?

"개인적으로 무척 만족한다. SI기업이나 대기업 부사장급 임원을 만나면 내가 쾌활하고 재미있다며 매우 좋은 평가를 해준다. 다들 우리 회사가 잘 될 거라고 덕담을 해준다. 회사 대표가 되면서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하고 인력, 레퍼런스, 매출 규모, 조직 문화 등을 다 다시 만들었다. 이런걸 만들어 가는게 재미있고 좋다. 나는 앞에 서서 싸우는 스타일이다. 후방에서 지원하는 군단장보다 전면에 있는 사단장이 더 좋다. 다시 대학을 가면 공대보다 문과를 갈 것 같다.(웃음)"

-2019년에 '이노그리드 비전 2025 플러스'를 발표했다. 어떤 내용인가? 그 방향대로 가고 있나?

"2018년 공동 대표에 이어 209년 1월 단독 대표를 달고 취임했다. 당시에 회사 방향과 사업 계획서가 명확하지 않았다. 이노그리드가 가야할 길이 없었던 거다. 그래서 2019년 1월 2일 호텔(코엑스인터컨호텔) 방을 일주일 간 잡아 아무것도 안하고 회사가 클라우드업계 리더가 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만들었다. 그게 '2025 플러스 비전'이다. 2025년 매출 1천억 달성, 고객사 1천개 확보, SaaS 기반 B2C 사업 3개 발굴 등이다. 다행히 아직 이 방향으로 가고 있다. 내가 비전을 세우고 언론에 발표하는 이유가 있다. 약속을 지키는 CEO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작년에 세운 목표가 '30-30클럽'이라고 들었다. 다 달성했나?

"작년 목표는 전년비 매출 30% 향상과 30개 액션 아이템 수행 이였다. 매출 부분은 초과 달성했고, 액션 아이템 수행은 30개 중 25개 정도를 수행했다. 보안인증서 획득 등이 액션아이템의 주요 내용이었다."

-올해 목표인 '8IP'는 무엇인가?

"I는 이노그리드를 뜻한다. P는 약자로 플랫폼 비즈니스, 파트너십 등 다양하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액션 아이템을 안 뽑았다 대신 8IP에서 나온 액션아이템이 68개나 된다. 본부장들이 다들 힘들어 한다(웃음). 처음에는 중소기업에서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는 말도 나왔는데, 70~80% 성과가 나오고, 또 이를 통해 경쟁력이 높아지는 걸 보며 다들 할 만하다는 입장이다."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

"천성적으로 물려받은 피가 긍정적이다(웃음).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타입이다. 스트레스를 받아도 하루 지나면 까먹는다. 분위기를 띄우는 타입인데, 그러면 내 자체도 즐겁다. 상장 준비하면서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고 있다. 건강한 타입으로 잠을 깊게 잔다. 회사든 차든 집이든 눈 감으면 10분 안에 잔다. 한번도 안 깨고 4시간이든 5시간이든 잔다. 한번 자고 일어나면 에너지가 다시 충전 된다. 골프는 접대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스트레스 푸는 운동이 됐다. 고등학교때 연극동아리에서 연극을 했다, 초등학교 때는 유명한 왼손잡이 핸드볼 선수였다. 군대서는 테니스를 잘 했다. 중사로 5년간 근무했다. 박사 1호 중사일 일 수도 있다(웃음)."

-영화도 좋아한다고 들었다

"힘들 때 보는게 영화다. 남는 시간이 있으면 다 영화를 본다. 제일 좋아하는 건 SF물과 IT다. 공포물과 로맨스는 안 본다. 로맨스는는 감정에 치울칠까봐(웃음). 강추 하고 싶은 영화는 옛날 영화인데 '블라인드 인사이드'다. 꼭 보라고 말한다. 실화를 기반으로 만든 영화다. 불우한 흑인 럭비 선수를 최고의 선수로 만드는 백인 양모 이야기다. 산드라 블록 주연인데 너무 재미있게 봤다. 여러 번 봤다. 재미있는 건 여러 번 보는 스타일이다. 제일 재미있게 본 건 SF물이다. 나는 우주에 가는게 꿈이다. IT 빼고 가장 관심 있는 게 우주다. 이 넓은 별에 외계인이 왜 없겠나, 어디엔가 외계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주에 대해서는 강의도 할 정도다.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등 우주 영화는 무조건 본다. 정말로 감명 있게 본 건 '컨택'이다. 외계인 조우와 관련된 내용을 그린 90년대 영화다. 내 인생 최고의 영화다. 최근 본 최고 영화는 '탑건 매버릭'이다. 눈물이 나왔다. 꿈과 희망을 갖고 싶은 사람은 꼭 봐라. 미국 그랜드 캐넌도 꼭 가볼만한 장소다. 나는 여섯 번이나 갔다 왔다."

-오늘날의 김 대표가 있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롤 모델이 있나?

"사전 질문을 받고 가장 먼저 아버지가 떠올랐다. 지금까지 살아온 그 분의 삶, 포기하지 않는 그 분의 삶을 존경한다. 중대 신방과를 나온 아버지는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출신이다. 격변의 제 5공화국을 거쳤다. 기자를 그만두고 제조기업을 운영하다 65세에 은퇴했다. 그런데 은퇴 후 1년쯤에 시력을 잃었다. 그렇게 건강하던 분이 지금 시각지체 2급이다. 아버지는 포기하거나 가만 있지 않았다. 시력을 잃었지만 볼링에 열중했다. 2017년에는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남자 볼링 단체전에서 금메달도 땄다. 당시 69세로 한국 선수 가운데 최고령이였다. 평생해도 딸까말까 한게 금메달이지 않나. 앞서 2011년 열린 장애인세계선수권 개인전과 2012년 열린 장애인아시아선수권 개인전에서도 1등을 했다. 정부가 체육훈장 백마을 줬다. 그냥 쉬어도 될텐데 은퇴한 65세에 매일 볼링장에서 살다시피 해 그런 일을 이뤘다. 열정이 대단한 분이다. 내가 못 이기는 사람 중 하나다(웃음). 논리든 뭐든 나도 웬만하면 안 지는데 아버지한테는 안된다. 아버지의 살아온 그 인생과 포기하지 않는 삶, 어려운 시기에 기자를 했고 또 힘든 제조기업도 운영했다. 하나하나가 만만치 않은 직업이였다. 지금도 쉬지 않고 매일 볼링장에 가신다. 지금 75세인데, 매일 산행도 하신다. 결코 편안함을 택하지 않는, 이런 아버지 모습이 귀감이 되고 존경 스럽다."

-내 인생에 겨울은 언제였고, 어떻게 극복했나?

"결혼을 이른 나이인 21살에 했다. 아들의 제대가 5개월 정도 남았다. 겨울이라고 할 만큼 크게 어려운 시기는 없었던 것 같다. 박사 학위 받을 때 고생한 게 기억이 난다. 박사 학위 받기까지 SCI 9편과 일반 논문 100편을 썼다. 박사 학위 후 대학에서 연구원과 대학교수로 2년반 정도 근무했다. 지금도 매년 논문을 1편씩 쓴다. 연구와 서치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이노그리드에 와서도 SCI급 논문을 2017년, 2019년 2022년 세 편이나 썼다. 나는 공부하고 리서치하는 대표다(웃음)."

-좌우명이나 좋아하는 말은?

"영어에 Where there's way, there's will 이라는 말이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이다. 나는 정말 실행하는 대표다. 하고 싶은 걸 머릿속에 갖고 있으면 무조건 해보라고 말한다. 연금술사 라는 책에 '내가 진정으로 원하면 전 우주가 나를 도와 줄 것' 문구가 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말이다. 진정으로 원하는 게 있고, 행동을 하면 반드시 무언가 이뤄질 거라 생각한다. 하려고 하는 곳에 반드시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노그리드도 30명에서 시작해 여기까지 왔다. 시작 당시에는 클라우드업계에서 마이너였다. 그런데 지금은 메이저가 됐다. 우리도 분명히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점을 마음속에 갖고 있지 않고 던질 건 던지고 고칠 건 고쳐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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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하는 회사가 흔히 겪는게 성장통이다. 직원과의 소통은 어떻게 하나? 너무 그립을 세게 쥐면 직원들이 튕겨져 나갈 텐데

"제일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직원들과 소통이다. 자주 술자리를 갖고 소통하려 한다. 노사협의회도 만들어 3개월마다 열고 있다. 무엇보다 제대로 된 복지를 제공하려 한다. 적자가 나더라도 복지는 줄이지 말자는 게 내 생각이다. 그래서 CFO한테 "대표님 그러면 안 된다"고 자주 혼난다(웃음).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줬고, 연봉을 많이 주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 최근 대졸 초봉을 4천만 원으로 올렸다. 출퇴근 시간도 자유롭다. 하루 8시간만 채우면 된다. 매년 두 명을 뽑아 대학원도 무료로 보내준다. 지금까지 석사 8명을 배출했다. 쾌적한 근무환경 조성도 신경 쓰고 있다. 이노그리드가 40평에서 시작했는데, 내가 대표가 된 후 세 번 이사했다 올해는 전 직원 무료 건강검진도 새로 도입했다. 최고의 복지는 밝고 좋은 분위기를 가진 똑똑한 인재를 옆에 두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물질적 보상과 복지 외에 가치(밸류)에도 신경 쓰고 있다. 우리 회사는 글로벌 회사와 경쟁하고 있고, 상장을 추진 중이며, 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강소 SW기업이다. 회사를 끌고 가는 배의 선장은 나지만 노를 젓는 건 직원들이다. 내 행복바이러스가 직원들에게 미쳤으면 좋겠다. 업무에서만은 직원들에게 엄하게 대한다. 업무를 떠나면 형,동생 처럼 소통하고 농담도 잘한다. 직원들에게 특히 공부를 많이 하라고 한다. 클라우드 기술을 잘 아는 사람이 성장할 수 있으니, 기술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말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