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강력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면서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금리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성장주' 네이버와 카카오가 장 초반 급락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는 상반기 주가 하락기에도 소액주주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국민주' 반열에 올라있는 종목으로, 최근 이어진 베어마켓랠리(약세장 속 일부 반등)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물타기'가 적지 않았기에 손실폭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오전 9시56분 기준 네이버는 전일대비 1만원(-4.13%) 급락한 23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카카오는 3600원(-4.74%) 추락한 7만24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외국인들이 장 초반부터 물량을 던지고 있다. 외국계 창구에서 네이버는 3000주 가량의 매물이 나오고 있으며 카카오는 7만주 이상의 매도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금액으로는 네이버가 6억원가량의 외국인 순매도, 카카오는 100억원 가량의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카카오에 대한 외국인 매도 물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이같은 급락은 금리인상에 따른 성장주 하방압력이 다른 종목보다 더욱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시기에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언택트 테마주'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풍부한 유동성과 초저금리에 힘입어 미래가치에 높은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을 부여받으며 주가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금리인상과 함께 각국의 긴축이 시작되면서 미래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커졌고 이에 높아진 밸류에이션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하락이 시작됐다.
네이버는 올 초 37만6000원이던 주가가 이날 23만2000원으로 무려 38.3% 급락했고 카카오도 11만4500원에서 7만2400원으로 36.8% 수직 낙하했다.
이날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강력한 연준의 도구를 사용할 것(use our tools forcefully)'이라고 발언한 후폭풍으로 인해 성장주 낙폭이 커지고 있다.
그간 연준의 '피벗'(방향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유입되면서 성장주도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를 일축하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나온 것이다.
이로인해 코스피도 장 초반 2% 이상 하락하는 등 충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강력한 금리인상 의지가 성장주에 직격탄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지난 상반기에도 소액주주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소위 '물린' 개인투자자들이 적지 않아 손실폭도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는 지난 연말 78만5881명에서 상반기(6월말) 기준 97만3445명까지 늘며 ‘국민주’를 상징하는 소액주주 1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카카오는 같은 기간 12만2977명 늘어 204만1314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말 201만명에 달했던 카카오 소액주주는 연말 191만명까지 감소했으나 상반기 주가가 하락하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이 좋은 기업들이 올해 초 주가가 많이 하락하면서 저가 매수 기대심리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다"며 "하지만 상반기 내내 주가가 하락하면서 손실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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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개인투자자 상당수는 철저한 기업 분석보다는 유동성이 풍부하고 널리 알려진 종목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하고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