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새출발기금으로 최대 40만명의 자영업자·소상공인이 지원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원금감면을 노리고 재산을 숨기거나 무리한 대출을 받고 고의로 연체하는 경우는 철저히 가려낼 계획이다.
금융위는 28일 코로나로 인해 피해로 대출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새출발기금을 10월부터 30조원 규모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불가항력의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늘어난 부채를 우리 사회가 적절히 조정·감면해 이들이 신용을 회복하고 재기해서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하기 위한 정책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산이 많을수록 감면폭은 당연히 줄어든다"면서 "고의로 연체를 하거나 재산을 숨긴 경우에는 지원을 거절하거나 그 이후에 그런 사실이 적발되면 무효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권대영 금융정책국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지원을 받는 차주는 몇 명 정도로 예상하나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부채규모가 1억2000만원이다. 30조원의 채무조정 시 약 25만명으로 보고 있다.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차주는 통상 재산이나 소득규모가 작다. 부채 수준 역시 낮다. 이를 감안하면 최대 40만명 수준까지 지원 가능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채무조정 대상은 어떤 기준으로 정했나
"기준을 공개하게 되면 신청자가 임의로 자신의 평가 기준을 임의로 조정할 수 있어 내부에서 정한 기준을 공개할 수는 없다. 대신 새출발기금 온라인 플랫폼을 방문하면 기금 신청이 가능한지 빠르고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제도 시행 이후 실행된 신규대출도 채무조정 대상에 포함되나
"기금 출범 이후 대환 등 신규 대출도 조정 대상에 포함된다. 새출발기금은 앞서 시행된 채무조정 프로그램과 달리 이미 발생한 부실채무 정리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충격으로 향후 발생 가능한 부실에 대해서도 대응하려는 목적이다. 이에 채무조정 신청기간을 기금 출범 후 최대 3년으로 정했다. 자영업자 부실이 아직 전부 드러나지 않아 이미 상황이 악화된 자영업자만 지원한다면 그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 원리금감면을 노리고 무리한 대출을 받거나 고의적으로 연체하는 등 도덕적 해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 않나
"정부의 노하우를 믿어줬으면 한다. 20여년간 개인채무조정 제도를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한 다양한 보완장치를 마련했다. 신청자격을 코로나 피해를 입은 차주로 한정했다. 90일 이상 연체한 장기연체 차주와 장기연체 우려가 있는 부실우려차주만 신청할 수 있다. 원금조정 이후 은닉재산 발견 시 기존 채무조정은 무효 처리할 계획이다."
-원금조정율이 과도한 것은 아닌지
"원금조정은 90일 이상 연체로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가 된 부실차주에만 적용된다. 부실우려차주는 원금조정 대상이 아니다. 원금조정율 90%이 적용되는 경우는 현재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 제도와 같이 기초수급자, 중증장애인, 만 70세 이상 저소득 고령자 등 취약계층뿐이다. 이들 취약계층은 신복위 채무조정의 5%에 불과하다. 평균 채무액도 약 700만원대 수준이다."
-성실하게 빚을 갚는 채무자와의 형평성을 감안해 새출발기금 이용 채무자에 대한 불이익이 있어야 하지 않나
"채무조정을 받은 차주에 대한 불이익 수준에 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형성돼 있다. 새출발기금 역시 이미 합의된 패널티 수준을 그대로 적용할 생각이다. 원금조정이 있는 경우 엄격한 신용패널티를 부과한다. 2년간 공공정보를 등록해 정상금융거래를 제한할 예정이다. 이자만 감면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신용패널티는 없으나 신용도가 낮은 차주로 신청대상을 제한해 시장기능에 따른 패널티를 부과한 셈이다."
-채무조정 대상 채무한도(15억원)가 너무 높은 것은 아닌가
"현행 채무조정 프로그램은 총채무가 15억~25억원 이하인 채무자만 이용이 가능하도록 제한 중이다. 새출발기금도 신복위와 마찬가지로 그 기준을 정했다. 15억원으로 채무한도를 설정하더라도 대부분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한다."
-연체가 며칠만 넘어도 3~4%의 금리로 조정되나
"연체 90일을 초과한 금융채무불이행자에 대해 원금조정이 이뤄진다. 연체 30~90일인 채무자는 원금조정은 없는 대신 상환기간 동안 단일금리를 적용할 방침이다. 상환기간은 채무자가 선택하며 상환기간이 짧으면 낮은 금리를 적용한다. 빠르게 갚을수록 상환의지가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단일금리수준은 은행권 대출금리, 새출발기금 조달금리 등을 감안해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상환 기간을 채무자가 선택할 수 있는 이유는
"개인사업자의 경우 수입이 들어오는 시기를 채무자가 가장 잘 안다. 근로소득자는 수입이 매월 같은 시기에 발생하지만 개인사업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이에 본인이 상환 기간을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신복위 채무조정 제도와 별도로 새출발기금을 신설한 이유는
"기존 신복위 채무조정은 개인의 신용채무가 주된 대상으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에 대한 한계가 분명했다. 소상공인은 개인사업자뿐 아니라 법인인 일부 소기업을 포함하는데 신복위 채무조정은 법인에 대한 채무조정을 할 수가 없다. 또 신복위 채무조정은 신용채무 조정 위주라 담보채무와 보증 채무비중이 높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선제적 지원에 어려움이 있었다."
-30조원의 채무조정 지원으로 충분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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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부실 추정액의 40~80% 수준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국은행 등 주요 전문기관은 잠재된 부실규모를 37~72조원 정도로 평가했다. 다만 지원규모는 5월 추경안 편성 당시 경제상황과 경기전망에 따라 결정됐다. 향후 경기여건 변화에 따라 규모가 부족하거나 충분할 수 있다. 규모 확대가 필요한 경우에는 재정당국, 국회와 협의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