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공유가 아니라 AI공유로 가야한다. AI공유로 생산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경전 경희대학교 교수(경영학&빅데이터응용학과)는 24일 한국경영정보학회(학회장 양희동 이대 교수)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공동으로 주관해 서울대 경영대학 수펙스홀에서 개최한 'AI 애플리케이션 인 비즈니스 프랙티스(AI Applincation in Business Practice)'행사에서 "데이터는 누구든 공유를 하려 하지 않는다"며 이 같이 밝혔다.
AI비즈니스 분야 국내 전문가인 이 교수는 한국연구재단 중점연구소 빅데이터연구센터 소장과 인공지능&비즈니스모델 연구소장, 하렉스인포텍 사용자중심인공지능(UCAI) 연구소장도 맡고 있다.
이 교수는 이날 'AI회사들의 비즈니스 모델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했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비즈니스모델(BM)이 잘못되면 돈을 벌 수 없다"고 강조한 그는 2008년 프랑스 라레슈(Larreche) 교수가 이야기한 BM의 세 가지 과정을 소개하며 "블루오션(Blue Ocean)은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가는 곳에서 창출된다"고 말했다.
BM을 평가할때 필요한 13가지 법칙도 제시했다. 예컨대 어떤 회사인지 한 줄로 쓸 수 있어야 하고, 제공하(려)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밸류가 포함되도록 두 줄 이내로 쓸 수 있어야 하며, 제공하는 서비스 프로세스를 가장 간단히 표현해야 하며, 고객은 정확히 누구이며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간단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등이다. 특히 그는 어전트(urgent)를 강조하며 13가지 기준 중 '고객 입장에서 문제가 얼마나 어전트(Urgent)한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AI정의에 대해서는 스탠포드대학의 닐슨 등 외국 유명 전문가들도 동의한다면서 "인간 같은 지능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지능"이라면서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을 인간 같은 지능, 인간을 따라가는 지능이라고 착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경제포럼과 OECD도 뒤늦게 AI를 '적절히 행동하는 것'으로 개념을 규정하며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이라는 걸 없앴다"고 덧붙였다.
이어 2014년 나온 소프트뱅크의 로봇 '페퍼'와 MIT 출신이 만든 로봇 지보(Jibo)를 예로 들며 "사람과 유사한, 사람과 닮은 AI를 추구하면 실패한다. 휴먼 로봇시대는 멀었다"고 예상했다. 이어 "테슬라가 오는 9월 새로운 로봇을 내놓을 예정인데 성공하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AI휴먼에 대해 "한국에만 있는 이상한 현상"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이어 AI회사들이 개발 퍼실러터가 되면 용역회사로 전락한다면서 개발 퍼실러터가 아니라 플랫폼 회사나 AI기반 엔진회사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혁신은 기술 분야 만이 아닌 온 국민의 과제라면서 "한국은 2040년에 세계 10대 기업을 최소 3개는 만들어낸다는 각오로 뛰어야 한다. 그러면 한국은 저절로 세계 1등 국가가 될 것이다. 20년 뒤에는 지금은 잘 모르는 새로운 기업들이 세계 10대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가치 엔진(Value Engine)'을 강조하며 이 것이 4차산업혁명의 대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역설했다. 엔진은 다른 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인데, AI엔진은 데이터를 연료로 해 행동을 발생시키며, 가치 엔진은 이런 AI엔진을 활용해 가치있는 서비스를 산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특징적인 AI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국내외 회사로 뤼이드, 뷰노, 플리토, 비프로컴퍼니, 슈퍼빈, 테슬라, 웨이모, 오픈AI, 네이버, 딥마인드, 센드버드 등을 꼽았다. 이 교수가 간여하고 있는 GCI(General Commerce Intelligence) 엔진을 소개한 그는 "자연어 처리 기반의 추천시스템을 AI공유 방식으로 개발해 중소기업, 소상공인, 개인사업자들을 위한 B2C 서비스인 추천서비스와 B2B 서비스인 타겟마케팅, 신상품 개발 브레인스토밍 서비스 등 파생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 공유가 아니라 AI 공유"라며 AI공유(AI Sharing)를 강조하면서 "개인도 기업도 자신의 데이터를 공개하거나 공유하고 싶지 않아한다. 데이터를 공유해야 할 경우 저품질의 데이터만 공유하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AI공유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AI공유에 필요한 기술이 '연합(Federated)인데 그에 따르면 AI공유 플랫폼은 경제주체(기업, 정부, 의료기관 등)간에 AI(인공지능 학습결과)와 이에 기반한 파생 서비스를 공유해 경영 효율성과 시너지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는 "영국도 미국도 이렇게 접근한다"고 말했다.
이경전 교수에 이어 발표를 한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서울대 AI대학원 소개와 AI대학원이 하고 있는 사업을 소개했다. 유 교수는 금융경영혁신선도센터장도 맡고 있는데 AI를 활용한 핀테크와 로봇 어드바이저, 투자 결정, 데이터분석, 콜센터 등을 설명했다. AI의 주요 응용 분야로 자연어 처리, 이미지 인식,시각화, 데이터 마이닝 등을 든 유 교수는 "이들 분야에서 실적을 내고 있다"고 들려줬다. 이어 게임 회사가 AI를 활용하는 사례를 소개하며 "AI에서도 더욱 유망한 AI애플리케이션이 나와야 한다. 코어AI를 넘어서는 시장이 필요하며 시장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AI산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진단하며 "혁신적 기업가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유 교수에 이어 발표한 권영준 삼성SDS 부사장(AI연구센터장)은 "AI의 중요한 두 요소가 언어와 비주얼"이라면서 강화학습 등 삼성SDS의 사례들을 소개했다. 삼성SDS는 사내 지식 포털(아리샘)을 지식 그래프 기반으로 만들어 검색 기능을 고도화하기도 했다. 권 부사장은 IT자동화를 위해서는 엔터프라이즈내 존재하는 웹, DB, 이미지, 동영상, 디지털-아날로그 문서 등 각종 데이터에 존재하는 정보를 통합 분석해야 한다면서 "언어를 이해하는 링기스틱 인텔리전스와 이미지를 이해하는 비주얼 인텔리전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생각하는 AI정의는 사람의 능력과 함께 하는 것"이라며 강연을 마쳤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다양한 기업 발표도 이어졌다. 아마존 이수정 상무가 '아마존의 로봇틱스와 인공지능 기술'을, 엘젠 김남현 대표가 '성공적인 AI 서비스 실증 사례'를, 딥노이드 최우식 대표가 '인공지능의 분야별 응용 사례'를, 효성인포메이션 백요한 과장이 'AI활용 사례 중심의 데이터옵스 솔루션'을, 에이프리카 김동규 부사장이 '클라우드 네이티브 시대의 인공지능 비즈니스 모델'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행사 주관처인 한국경영정보학회의 양희동 회장(이대 교수)은 "인공지능 핵심 기술을 활용해 기업 업무나 서비스가 어떻게 개선되고 해결되고 있는 지, 또 이러한 우수 사례들을 바탕으로 어떠한 새로운 AI 애플리케이션들이 가능할 지 지혜를 모으기 위해 오늘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AI 애플리케이션이 일으키는 부가가치에 한국경영정보학회가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