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염증 부작용 없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뇌 내 염증 동반하는 기존 항체 기반 아밀로이드 베타 치료제 문제 개선

과학입력 :2022/08/22 13:00

뇌에 염증을 일으킨다는 베타 아밀로이드 제거 방식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의 부작용을 해결한 새 치료제가 나왔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생명과학과 김찬혁 정원석 교수 공동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단백질 치료제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진은 세포 포식 작용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응용,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 쌓인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체를 표적으로 삼아 제거하는 'Gas6 융합단백질'을 만들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체를 제거하는 치료제를 개발했다.

Gas6 융합단백질 모식도. 죽은 세포를 제거하는 기작을 응용해베타 아밀로이드를 TAM 포식 수용체를 통해 제거하게 유도함으로써 항체 치료의 문제점인 염증 반응을 획기적으로 해결함 (자료=KAIST)

베타 아밀로이드를 겨냥한 기존 항체 기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뇌 부종이나 뇌 미세혈관출혈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있다. 항체 기반 치료제는 Fc수용체를 활성화해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한다. 이 수용체는 면역세포가 항체에 의해 포식 작용을 하게 하는데 필수적 역할을 하는데, 이렇게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염증이 늘어난다. 이는 염증에 취약한 뇌에 부종이나 출혈로 이어지기 쉽다. 시냅스 손상과 인지 기능 회복 저하도 예상된다.  

따라서 심각한 염증 부작용을 예방하면서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치료제 개발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오랜 딜레마였다.

연구팀은 기존 항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전의 단백질 치료제를 디자인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몸에는 끊임없이 죽어 나가는 세포들을 제거하기 위한 특수한 포식작용 경로가 있는데, 연구팀은 이에 관여하는 Gas6라는 단백질을 조작해 죽은 세포 대신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새 융합단백질을 제작했다. 이 융합단백질(anti-Abeta-Gas6)은 뇌 안에서 선택적으로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함과 동시에 염증 반응을 오히려 억제한다는 것도 실험으로증명했다.

(왼쪽부터) KAIST 생명과학과 김찬혁 ... 석 교수, 이세영 석박사통합과정, 정현철 박사 (자료=KAIST)

또 알츠하이머 질병 쥐 모델을 통해 이 융합단백질이 미세아교세포와 별아교세포를 동시에 활용해 뇌에 축적된 베타 아밀로이드의 양을 현저하게 줄이는 것을 발견했다. 기존 항체 치료제가 미세아교세포를 통해서만 베타 아밀로이드를 줄일 수 있는 것에 비해 뚜렷한 이점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기존 항체 치료제는 미세아교세포에 의한 과도한 시냅스 제거 현상을 더 악화시키는 반면, Gas6 융합단백질은 이를 억제할 수 있음도 밝혔다. Gas6 융합단백질을 주입한 알츠하이머 질병 쥐 모델에서는 손상된 인지능력 및 기억력이 항체 치료제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회복됐다.

기존 항체 기반 치료제를 처방받은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나타났던 뇌 미세혈관 출혈 부작용도 Gas6 융합단백질을 주입한 알츠하이머 질병 쥐 모델에서는 현저하게 줄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많은 항체 기반 치료제가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는 뇌 조직 및 혈관에 쌓이는 베타 아밀로이드가 올바른 방식으로 청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Gas6 융합단백질을 통해서는 베타 아밀로이드가 염증반응 없이 청소되기 때문에 부작용이 낮고, 인지 기능 향상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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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연구팀은 이번 Gas6 융합단백질 치료기술을 기반으로 2021년 8월 일리미스테라퓨틱스 설립했다. 향후 이를 통해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GAIA-Abeta, ILM01) 개발뿐 아니라, 표적을 타우 등으로 치환하는 치료제도 개발하는 등 다양한 확장 및 임상 개발을 계획 중이다. 

이번 연구는 KAIST 글로벌 특이점 사업(프렙과제) 및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