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주름 문제를 해결할 신소재가 국산화됐다. 2019년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을 규제한 3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중 하나인 불소계 폴리이미드 필름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낙규)은 친환경융합소재연구부문 홍성우 박사 연구팀이 기존 유리 기반 소재의 광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굴곡 신뢰성을 갖춘 고강도 투명 유연 광학필름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디스플레이를 접으면 안쪽에는 압축력이, 바깥쪽에는 인장력이 생기기 때문에 반복해서 디스플레이를 접으면 표면이 깨지거나 갈라지고, 주름지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폴리이미드 광학필름은 전하이동복합체(CTC)라는 독특한 구조를 형성, 기계적 물성이 좋다. 복원력이 좋고 충격에 강하며, 연속 제막 공정을 통해 얇은 필름 형태로 만들 수 있다. 가볍고 유연한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이유다.
반면 낮은 파장대의 빛을 쉽게 흡수하는 CTC의 구조적 특성 때문에 필름이 노란색을 띠는 단점이 있다. 폴리이미드 필름의 광학 특성과 기계적 특성은 서로 반비례하는 '트레이드 오프(trade-off)' 현상을 보인다.
홍성우 박사 연구팀은 광학 특성과 기계적 특성을 동시에 살린 불소계 폴리이미드 필름 개발에 성공했다. 폴리이미드에 부피가 큰 탄화불소를 도입, CTC로 인해 강력하게 결합돼 있는 폴리이미드 사슬 간 거리를 떨어뜨려 광 특성을 확보했다.
또 물리적 거리를 제어하는 것과 비례해 기계적 물성이 저하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폴리이미드 사슬 간 수소 결합 및 금속 이온 결합 확률을 높였다. 이를 통해 CTC의 상호작용력을 증폭시켜 트레이드 오프 현상을 극복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폴리이미드 필름은 탄성계수 8㎬ 이상, 전체 투과율 90%, 황색지수 3 이하를 나타냈다. 20만회 이상 접었다 폈다 해도 깨짐이나 갈라짐, 주름이 발생하지 않았다.
관련기사
- SKC, 필름사업 1.6조에 매각…"친환경 소재 회사로"2022.06.08
- "실리콘 한계 넘자"…2차원 반도체 개발 열기2022.04.28
- SKC-비와이엔블랙야크, 친환경 소재 생태계 강화 '맞손'2022.05.25
- LG전자, 4개 사업본부 대수술...고객 지향 솔루션 체제로2024.11.21
홍성우 박사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의 핵심 소재이자 국산화가 시급한 소재라는 점에서 불소계 폴리이미드에 주목했다"라며 "확보한 성과를 바탕으로 롤러블·웨어러블·스트레처블 등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소재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