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료] "팬데믹으로 임상물류 하늘길 막혀도 '마켄'은 뚫어"

안선옥 마켄코리아 지사장 "임상 운송은 안전성 유지 위한 고도 전문화 영역"

헬스케어입력 :2022/08/05 14:28    수정: 2022/08/08 11:34

혹자는 미래의료가 정보통신 기술과 결합해 개인·맞춤·예측의 방향으로 발전하리라 전망하지만, 이것만으론 설명이 부족하다. 신종 감염병·기후 위기·4차 산업혁명 등 급격한, 혹은 적대적인 변화 앞에 미래의료는 어떠한 방향이어야 할지 산·학·연과 함께 고민을 시작해본다. [편집자주]

안선옥 마켄코리아 지사장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하늘 길이 막히자 의약품 운송에 ‘빨간 불’이 켜진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글로벌 헬스케어 물류기업인 ‘마켄(Marken)’은 예외였다. “전 세계 환자들에게 새로운 약을 연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는 마켄의 슬로건은 팬데믹 상황에서 결코 말로 끝나지 않았다.

지난 4일 안선옥 마켄코리아 지사장을 만났다. 마켄코리아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2’에 전시부스를 마련하고 고객들에게 회사의 서비스를 소개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안 지사장은 지난 2016년 마켄에 합류하기 이전부터 10여 년간 헬스케어 분야에 몸담았다. 그는 자신을 ‘물류맨’이라며 “마켄은 한국 시장을 매우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마켄은 UPS가 전액 출자한 자회사로, UPS의 글로벌 헬스케어 사업부인 UPS Healthcare에서 마켄은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UPS Healthcare 사업부는 전 세계 128개 지역에 5천5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마켄은 임상 의약품 보관 및 운송을 위해 전 세계 59개 위치에 첨단 GMP 규격 디포(Depot) 네트워크 및 물류 허브를 제공 중이다.

이와 함께 방문 전달 서비스(DTP)와 홈 헬스케어 서비스, 생체 시료 운송 및 생물학적 키트 생산 부분에서 마켄의 글로벌 입지는 견고하다. 마켄은 전 세계 220개국에서 매달 15만건의 의약품 및 생체 시료 운송을 관리하고 있다.

사진=김양균 기자

■ 임상 물류는 고도의 전문성 요구돼

-의약품 운송은 안전성 확보를 위해 여러 까다로운 절차가 수반될 텐데.

“한국에서 해외로 의약품을 운송해야 할 경우, 특히 해당 의약품이 현지에 처음 나가는 경우 우리가 나선다. 의약품은 현지까지 동일한 상황에서 운송이 이뤄져야만 안전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콜드체인 셋업은 상당수 마켄이 맡아 진행했다. 포장재 선택부터 의약품 사이즈, 특성, 현지와의 온도 차이, 현지 배송 시스템 등을 전부 검토해서 시뮬레이션까지 여러 검증 절차를 거친다.

일례로 마켄은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의약품의 해상 운송을 진행 한 바 있다. 임상 물류에서 저온 유지는 매우 중요한데, 해상 컨테이너는 코드를 뽑으면 일시에 전원이 꺼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년 가량 계획을 짜고 각종 시행착오를 거쳐 콜드체인 컨테이너를 운영할 수 있었다.”

-모 회사인 UPS가 운송에 상당한 노하우가 있지 않다. 2016년 마켄 인수 이후 시너지가 컸을 텐데.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한국에서 해외로 나가는 모든 항공기가 취소돼 운송이 막힌 적이 있었다. UPS는 항공 운송에 용이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굉장한 강점이 있었다. 때문에 서비스 범위가 더 넓어졌다는 평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국내에서 해외로 의약품 운송 진행 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팬데믹 초기 마켄은 항공사와 고객사 등과 TF를 꾸리고 모든 사항을 점검했다. 극저온으로 유지를 해야 했는데, 포장재가 96시간이 지나면 녹아버려서 온도테스트와 해외 통관 절차, 위험도 평가 등을 꼼꼼히 거쳤다. 그 결과, 운송은 매끄럽게 진행됐다.”

마켄의 GMP 글로벌 물류센터 (사진=마켄코리아)

마켄은 지난 6월 인천 청라신도시에 GMP 콜드체인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회사에 따르면, 해당 센터는 의약품품질관리기준(GMP) 콜드체인 물류기지다. ▲초저온 스토리지 역량 ▲맞춤형 물류 솔루션 ▲글로벌 관리 시스템 등이 갖춰져 있다. 

마켄과 계약되어 있는 제약·바이오기업, 의료기관,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등의 검체·임상 샘플·바이오 의약품·백신 등의 원료가 해당 센터를 통해 국내·외로 들어오고 나간다.

물류센터 규모는 3천305제곱미터로, 초정밀 온도·습도 유지가 가능하다. 특히 1천800리터급 극저온(-80°C) 6기와 세포치료제·유전자치료제 전용 보관을 위한 액체 질소(LN2) 저장소도 이곳에 갖춰져 있다.

-청라 물류센터가 전 세계 32번째 센터라고 들었다.

“물류회사가 디포를 가진 경우는 흔치 않다. 국내에선 첫 사례여서 고객들의 기대가 크다. 현재 대부분 계약이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 팬데믹을 계기로 로컬 보관소를 짓는 것이 임상 물류의 한 트렌드로 자릴 잡아가고 있다. 청라에 위치한 물류센터는 한국 고객사가 사용이 용이한 위치에 지은 것이며, 일본 등 인근 국가에도 추가 센터를 건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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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켄에게 한국 시장은 어떤 비중을 갖나.

“한국 의약품 시장 규모는 190억 달러(약 23조원) 가량으로, 연간 성장률이 10%에 이른다. 아시아에서 임상 시험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 중 하나로 전 세계 10위 안에 든다.  상당한 생산능력을 보유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있고, 다수 기업이 글로벌 진출을 하고 있다. 마켄에게 한국 시장은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