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선풍기에서 전자파가 과도하게 나온다는 한 시민단체의 주장에 정부가 직접 검증에 나선 결과 국제 인체보호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시중에 유통 중인 휴대용 목선풍기 9대, 손선풍기 11대에 대한 전자파 측정 결과, 측정 제품 모두 인체보호기준을 충족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달 환경보건시민센터가 휴대용 선풍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측정결과를 공개하고 위험성을 경고한 뒤 정부는 즉각 동일 제품에 검증에 나서기로 했다.
검증은 시민단체에서 측정한 10개 제품을 포함해 시중에 유통 중인 20개의 제품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측정은 국제표준과 동일한 국립전파연구원 측정기준에 따라 진행됐다.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의 국제표준(IEC 62233)은 가전기기와 이와 유사한 기기 주변에서 인체에 노출되는 자기장 평가방법과 측정기기의 세부 규격을 정하고 있다.
측정 결과 휴대용 선풍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국제적으로 권고된 인체보호기준의 37~2.2% 수준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에서 우려하고 있는 4mG 수치는 소아백혈병 가능성이 있다는 역학결과 중 하나로, 국제비전리복사보호위원회(ICNIRP)에서는 과학적 불충분을 이유로 기준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국제생체전자파학회장을 역임한 김남 충북대 교수는 “시민단체에서 기준으로 활용한 4mG는 소아백혈병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결과 중 하나”라며 “인체보호기준은 세계보건기구의 권고에 따라 대부분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ICNIRP 기준을 따르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설명했다.
■ 전자파 위험 사회적 혼란 줄여야
전파학계 국내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백정기 충남대 명예교수는 “인체보호기준은 역학 연구나 동물실험 연구 등 과학적 증거에 기반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인체보호기준은 인체 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임계값으로부터 충분한 안전계수라는 것을 도입해 기준값을 설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속적으로 권고하는 점은 과학적 증거에 기반한 국제적인 인체보호기준의 의미를 훼손하거나 과학적 증거를 무시하고 임의로 낮춰 인체보호기준을 적용시키는 것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학적 증거가 없는 주장은 오히려 사회적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뜻이다.
백정기 교수는 또 “전자파 노출량 측정에서 신뢰성 있는 측정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측정기기와 측정 방법, 절차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것이 잘못되면 측정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서는 각국의 전문가들이 모여 각국의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국제적인 측정 표준을 제정해 발표하고 있고, 국내 측정에 대한 고시도 이에 근거해서 적용됐다”며 “측정 표준에서 권고하는 기기와 방법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측정 결과 값에 오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측정 시에 매우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백 교수는 특히 “전자파 측정은 매우 전문적인 경험이 필요한 분야로 신뢰성을 갖춘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공유하고 필요한 정보에 대한 어떤 감시를 하는 체계가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와 전문가는 신뢰성 있는 연구, 측정 결과를 국민에 지속적으로 제공해 전자파의 잠재적인 건강영향에 대해서 올바르게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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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혁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향후에도 신기술을 활용해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다양한 소형가전, 계절 상품들, 시민단체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가전제품 등에 대해 주기적으로 검증하고 공개해 국민들의 전자파에 대한 불안과 우려를 불식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기기에서도 전자파 인체보호기준을 초과하는 것이 확인될 경우 시정명령과 벌칙 부과 등을 통해 안전성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