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반도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520억달러(약 68조5천억원) 보조금 지원을 골자로 하는 미국 반도체산업지원법(Chips-plus법)이 마침내 상원 전체 회의를 통과했다.
미국 상원은 27일(현지시간) 반도체산업육성을 위한 ‘칩스 플러스법’을 64대 33으로 통과시켰다고 CNBC가 보도했다.
이 법은 전날 상원 ‘토론 종결 투표’(cloture vote)에서 64대 32로 가결되면서 전체회의 통과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토론종결 투표에서 60표 이상 획득할 경우 필리버스터 없이 곧바로 법안 통과를 위한 표결을 할 수 있다.
상원을 통과한 ‘칩스 플러스법’은 이제 하원으로 넘어가게 된다. 외신들은 하원에서도 이번 주중 이 법안을 처리한 뒤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상하원 모두 통과한 법은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 법이 본격 발효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상원 표결 이후 “칩스-플러스법은 비용을 낮추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역사적인 법이다”면서 “이 법은 또 미국 공급망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줘 미국 소비자와 국가안보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외국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 미국 내 반도체공장 건설 때 보조금 혜택
이번에 통과된 법은 반도체를 생산하는 미국 기업들에게 520억 달러 보조금과 함께 세제 햬택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 골자다. 또 다른 미국 기술 혁신과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자금 지원 방안도 포함하고 있다.
‘반도체지원 플러스(CHIPS-Plus)’로 불리는 이번 법안은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 내에 공장을 건설하거나 관련 설비를 구입할 때 보조금과 세금 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법에 따라 반도체 관련 기업에 총 520억 달러 보조금을 집행하게 된다. 이 중 390억 달러는 미국 내 반도체공장을 신설하거나 확충하는 기업들에게 제공된다. 나머지 110억 달러는 연구, 개발 지원비다.
반도체산업지원법은 최근 위협적인 존재로 떠오른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중국 업체들은 최근 5년 사이에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면서 세계 반도체 시장의 1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반도체업체들도 한 때 반도체지원법을 놓고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인텔,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반도체 제작과 설계를 모두 담당하는 기업들은 찬성 의사를 밝혀 왔다. 반면 AMD, 퀄컴, 엔비디아 같은 칩 설계 전문 기업들은 제조업체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면서 이 법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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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법이 통과될 경우 인텔이 특별한 수혜를 입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인텔은 최근 미국 오하이오주에 2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기로 발표해 법안이 통과될 경우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반대 의사를 나타냈던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들도 대승적 차원에서 지지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반도체지원법을 추진하는 의원들에게 힘을 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