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 그래핀, 다양한 소재 기판에서 대면적 생산 길 열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박현민)은 주름 그래핀을 다양한 소재의 기판 위에 대면적으로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주름 그래핀은 그래핀에 주름 구조를 적용, 신축성을 높이고 단위 부피당 표면적을 늘인 것을 말한다. 광투과도, 습윤성, 전기·화학적 반응성 제어가 가능해져 활용성이 커진다.

KRISS 연구진이 주름 그래핀의 주름 구조를 관찰하고 있다. (자료=KRISS)

현재 주름 그래핀은 주로 탄성 변형성이 큰 탄성고무나 열가소성 필름을 기판으로 활용해 만든다. 기판을 늘린 상태에서 그 위에 그래핀을 전사한 후 크기를 원상태로 복원하면 그래핀에 주름이 생기는 원리다.

이 방식은 제조된 주름 그래핀에서 제조 기판을 분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주름 그래핀을 반드시 기판과 함께 사용해야 해 주름 그래핀을 다양한 소재의 다른 타겟 기판으로 전사할 수 없고, 실용화에도 제약이 컸다.

KRISS 연구진은 주름 그래핀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제조 기판에서 쉽게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주름 그래핀과 제조 기판 사이에 물에 쉽게 녹는 수용성 필름층을 추가한 것이 핵심이다.

기판 위에 수용성 필름을 코팅한 후 롤 공정으로 그래핀을 전사하면 그래핀과 기판 사이 접착력이 좋아져 대면적 공정에서도 그래핀의 주름 구조를 원하는 대로 제어할 수 있다. 제조 후 물로 필름을 녹이면 주름 그래핀이 기판에서 분리돼 원하는 소재의 다른 기판에 전사할 수 있다.

주름 그래핀 제작 및 페트(PET) 및 실리콘 고분자(PDMS) 기판 전사 과정 (자료=KRISS)

연구진은 분리한 주름 그래핀을 페트(PET)와 실리콘 고분자 소재에 전사해 성능도 검증했다. 두 경우 모두 주름 구조의 손상이나 잔류 오염 물질이 생기지 않으면서 광투과도, 전기·기계적 특성 및 내구성이 우수함이 확인됐다. 탄성 변형성이 작은 페트 소재에 주름 그래핀을 제조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름 그래핀은 플렉서블 투명전극을 필요로 하는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 뛰어난 전기·화학적 반응성과 효율이 필요한 각종 센서와 필터, 에너지 저장 소자, 태양전지 등에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