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이하 네이버지회 공동성명)는 26일 서울 상연재 시청점에서 ‘5개 계열사 단체행동 방향성 설명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올해 임금, 단체교섭을 체결하지 못한 5개 계열사 쟁의행위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은 "5개 계열사 교섭이 결렬되고 쟁의까지 이르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모기업인 네이버가 5개 계열사 노동자들의 드러나지 않는 노동을 외면했기 때문"이라며 "이들 계열사의 교섭이 체결될 때까지 조합원 모두가 연대하는 방식의 단체행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파업을 포함한 합법적인 쟁의권을 갖게 된 5개 계열사는 ▲그린웹서비스 ▲엔아이티서비스(NIT) ▲엔테크서비스(NTS) ▲인컴즈 ▲컴파트너스로 네이버의 자회사인 네이버아이앤에스가 100% 지분을 소유한 네이버의 손자회사다.
5개 계열사는 네이버 서비스 전반의 고객문의 응대, 광고주 문의 응대, 컨텐츠운영, 영상제작, 광고운영, 네이버스퀘어 운영, 인공지능(AI) 학습지원, 대중문화, 네이버 모니터링 운영, 소프트웨어 백엔드·프런트엔드 개발, QA, UI, UX 디자인, 서버 운영, 24시간 장애관제, 보안분석 등 네이버 서비스 신규 출시 및 운영전반에 걸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 5개 계열사에 근무하는 직원은 약 2천500명이다.
노조는 "지난해 기준 신입 기준으로 5개 계열사 중 가장 낮은 곳이 연봉 2천400만원에서 2천500만원 수준으로 네이버 본사와 비교해 약 2천만원 이상 차이난다"며 "업무 환경 지원과 업무 효율 제고를 위해 모기업인 네이버와 일부 계열사에서 지급하고 있는 월 30만원의 개인업무지원비는 이들 5개 계열사에는 전혀 지급되고 있지 않는 등 임금과 복지 전반에서 차이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네이버를 포함한 IT기업들이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자회사, 손자회사로 계열사 쪼개기를 하며 노동조건을 차별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 쟁의를 통해서라도 성공적인 교섭체결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노조는 5개 계열사 임금, 복지 개선을 위해 네이버의 적극적 개입과 의사결정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공동성명 오세윤 지회장은 “5개 계열사 구성원 모두 네이버라는 이름을 위해서 일을 하고 있고, 네이버의 성장을 위해 기여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노동의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해 왔고 임금, 복지, 심지어는 휴가까지 전체적인 노동환경에서 차이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드러나지 않는 노동이라고 해서 차별받아서는 안될 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자 중심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표방하는 네이버가 노동 격차를 강화하는 사내하청 구조를 답습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지회(크루유니온) 서승욱 지회장은 연대발언을 통해 “네이버 운영법인(5개 계열사) 노동자들의 문제는 IT 노동자들의 문제”라며 “차별이라는 잘못된 관행이 바뀔 때까지 IT 노동자들은 네이버 노동자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섬식품노조 이해강 수도권지부 수석지부장은 “네이버의 기업이념인 ‘개인의 다양한 가능성이 의미 있는 성공으로 꽃피울 수 있도록’ 자회사 직원들에게도 근무여건과 복지를 함께 적용시켜 공동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에 부끄럽지 않도록 책임있는 태도로 교섭에 임해 주시길 촉구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공동성명은 이번 쟁의행위에서는 게임 요소를 접목해 ‘이루기 위해 즐기는 투쟁’을 펼쳐 나간다는 계획이다. 쟁의행위 수위에 따라 착한맛, 순한맛, 보통맛, 매운맛, 아주매운맛으로 구분했고, 각각의 ‘맛’에 해당하는 단체행동들을 ‘퀘스트’로 지칭하며 해당 퀘스트에 해당하는 쟁의행위에 일정 수 이상의 조합원이 참여하면 다음 퀘스트의 쟁의행위를 하는 형태로 전개할 예정이다.
공동성명 측에 따르면 ‘아주매운맛’에 해당하는 단체행동에는 최고수위의 쟁의에 해당하는 ‘파업’이 포함돼 있으며, 쟁의찬반 투표에 앞서 진행한 조합원 간담회를 통해 파업의 가능성 역시 충분히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