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후폭풍...인텔도 4분기부터 CPU 공급가 올린다

이달 초 주요 고객사에 통보...연말 완제PC 가격 상승 전망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7/15 14:59    수정: 2022/07/15 16:17

인텔이 오는 4분기부터 PC 제조사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는 코어·제온 프로세서 등 공급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 4분기부터 출시될 데스크톱PC와 노트북은 물론 프로세서 단품 가격도 상승이 불가피하다.

인텔은 이미 지난 4월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 때문에 일부 제품군의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텔이 주요 고객사 대상으로 오는 4분기부터 프로세서 공급 가격을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14일(미국 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닛케이 등에 따르면, 인텔은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코어·제온 프로세서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통보했다.

닛케이는 "제품에 따라서는 한 자리수 인상에 그칠 수 있지만 일부 제품에서는 최저 10%, 최대 20%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인상 폭은 아직 미정이다. 

■ 주요 제조사들 "4분기까지 출고가 그대로 유지"

현재까지 출시된 데스크톱PC나 노트북 등 가격 변동은 오는 4분기까지 큰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중견 PC 제조사 관계자는 "현재 시점까지 출시된 제품의 출고가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격 조정을 검토중"이라고 답했다.

익명을 요구한 글로벌 PC 제조사 담당자 역시 "PC를 구성하는 여러 부품 가격이 모두 오른다면 모를까, 단순히 특정 부품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이를 바로 가격에 반영할 수 없다. 판매 이익이 깎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PC 제조사 관계자는 PC 구성 부품 중 일부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이를 바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진=프레임워크)

그러나 향후 출시되는 데스크톱PC·노트북 등 완제품 가격은 공급 단가를 반영해 일정 부분 오를 것으로 보인다.

6월 말부터 1천300원대를 유지하는 원-달러 환율도 문제다. 앞서 언급된 국내 PC 제조사 관계자는 "현재 프로세서 등 핵심 부품은 원화가 아닌 미국 달러화로 결제중인데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 모든 부품 낱개로 사는 조립PC에 더 큰 영향

인텔 가격 인상은 4분기부터 조립PC 부문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부품 대량 구매로 단가 협상 여지가 있는 제조사와 달리 조립PC는 모든 부품을 낱개로 사야 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

그러나 한 업체 관계자는 "물가 상승, 기준금리 상향 등으로 소비자들의 PC 구매 여력이 없다. 인텔 가격 인상이 생각보다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텔 가격 인상은 4분기부터 조립PC 부문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진은 용산전자상가. (사진=지디넷코리아)

현재 용산전자상가에 밀집한 조립PC 업체들은 이미 현재를 시장 침체기로 인식하고 있다. 한 대형 업체는 매장 규모를 줄이고 인력까지 줄였다. 소규모 업체들은 상가 임대료나 관리비, 인건비 등을 체납하는 등 한계 상황에 몰려 있다.

■ TSMC도 생산단가 인상...AMD도 동참하나

인텔이 프로세서 공급가를 올리면서 2위 업체인 AMD도 가격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AMD를 비롯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위탁생산을 맡는 대만 TSMC는 생산 단가를 2020년 8월에 이어 이번 3분기에도 20% 가량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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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는 2020년 11월에 이어 올 3분기에도 생산 단가를 20% 올릴 예정이다. (사진=TSMC)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는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치는 공급망 비용 증가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주기적으로 제품 가격을 검토하고 변동이 있을 경우 고객사나 유통사에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가격인상 폭, 대상 제품 등에 대한 지디넷코리아 질의에 "가격 인상 대상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