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형 회사 전환' 구체화되는 KT…증권가는 "긍정적"

구현모 대표 "연말에 구체적인 방안 나올 것" 밝혀

방송/통신입력 :2022/07/12 17:46    수정: 2022/07/13 14:04

구현모 KT 대표가 지주형 회사 전환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나타냈다. 50여개에 이르는 계열사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사업조직을 재편하고, 사업별 중심회사가 계열사를 거느리는 중간지주사와 유사한 형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구 대표는 지난 11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통신 3사 CEO 사이에 진행된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부적으로 지주형 회사 전환과 관련해 연구·검토 중에 있고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말 정도면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구 대표는 지난 3월 진행된 주주총회에서도 지주형 회사 전환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당시 구 대표는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에는 분명히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자회사 조정, 본사 사업 분리, 지주형 회사 전환 등을 통해 KT의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 KT 지주형 회사 구상안 살펴보니

구 대표는 KT 계열사를 미디어, 금융, 고객서비스 등으로 나누는 방향으로 구상하고 있다. 미디어 분야에서는 이미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미디어지니와 스토리위즈, 지니뮤직, 밀리의서재 등을 자회사로 편성했다. 스튜디오지니가 사실상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며 미디어 콘텐츠 기획·제작·유통을 주도한다. 

KT 미디어 계열사 밸류체인

금융 분야에서는 BC카드를 중심으로 아래에 케이뱅크를 두는 구조를 갖췄다. 고객서비스 분야에서는 KT IS 아래에 KT CS를 배치했다. 

그 외에도 업계에서는 KT가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구조를 배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위성을 담당하고 있는 KT SAT, 공중전화를 맡는 KT링커스, 해저케이블을 다루는 KT서브마린 등을 네트워크 인프라 분야로 묶을 수 있으며 커머스 분야에서도 KT알파와 나스미디어 등을 연계할 수 있다. 

KT는 내부에 위치한 다양한 사업부를 계열사로 분리하거나, 계열사들을 IPO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를 토대로 각 계열사끼리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KT는 지난 4월 클라우드와 인터넷 데이터 센터(IDC) 분야를 분리해 KT클라우드를 출범시켰다. 5월에는 밀리의서재가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으며, 하반기 케이뱅크도 IPO를 진행할 계획이다. 

■ KT 지주형회사 전환에 증권가는 "긍정적" 

증권가에서는 KT가 사업구조를 재편하면 다양한 방식으로 각 계열사끼리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예고된 수순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주회사가 아닌 지주형 회사로 전환하려는 이유에 대해서는 금융계열사인 BC카드와 케이뱅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법률상 의미의 지주회사 전환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금산분리란 금융자본인 은행과 산업자본인 기업이 서로의 업종을 소유하거나 일정 지분 이상 지배할 수 없도록 만든 제도다. 산업자본이 금융산업을 지배할 경우 시장 경쟁이 제한되는 등 다양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KT 본체에는 그룹 지휘부 역할과 핵심자산만 남기고 신사업을 분리하고, 각 계열사를 자체적으로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전환을 가속화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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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KT의 지주형 회사 전환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T가 내년에 지주회사로 본격적으로 전환할 거라고 예측하며 "자회사 주식 지분 가치가 전체 총 자산의 50%를 넘지 않는 구조가 될 전망인데 이럴 경우 KT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업 분할이 사업 자회사 재평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법적인 제약 조건으로 인해 지주회사 전환은 불가능하다면서도 "네트워크 자산 및 무형자산을 KT에 존속시키고 분할되는 자회사에는 판매나 운영과 같은 서비스만 넘기는 방식으로 각 사업을 자회사 형태로 분할하더라도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