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사모펀드에 팔리면 인력 이탈 불가피"

카카오 노조 "기술투자 지속 의문...빈껍데기만 남는 악순환" 우려

인터넷입력 :2022/07/11 14:21    수정: 2022/07/11 15:35

“카카오모빌리티가 사모펀드(MBK파트너스)에 팔리면, 당연히 인력 이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운영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카카오는 택시, 대리운전 사업뿐 아니라 자율주행과 서비스형모빌리티(MaaS), 도심항공교통(UAM) 등 기술 투자를 병행하고 있는데, (사모펀드 인수 시 기술 투자가) 계속 진행될지 의문이 든다.”

11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언)가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연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반대 기자회견에서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이렇게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엔 카카오 노조를 비롯,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플랫폼 노동자 생존권을 보장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데 카카오가 역할 해야 한다고 공통된 목소리를 냈다. 택시, 대리운전 기사, 그리고 이해관계자를 배제한 채 오로지 회사 이익만을 좇는 행태에 반발한 것. 

(사진=지디넷코리아)

김주한 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현재 카카오모빌리티가 8조5천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달성하기까지, 수많은 노동자의 피와 땀이 섞여 있다”면서 “국민 편의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그간 노력했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가 '먹튀' 경영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영준 화섬노조 수도권지부장은 "상생, 책임경영을 예고한 경영진의 매각 움직임으로, 노동자 불안감은 증대하고 있다"며 "기업 성장이나 기업공개(IPO) 형식이 아닌, 성장해서 곧장 팔아먹는 '먹튀' 행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가 카카오모빌리티를 사들일 경우, 추후 업계에 불어닥칠 부작용이 예견되기도 했다. 정민정 마트노조 위원장은 앞서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코웨이 인수 사례를 통해 "단물 빨아먹으며, 본인들 배만 불리는 격"이라며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를 인수하고, 인력 감축과 함께 매장 처분을 이어갔다"고 꼬집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플랫폼 산업 발전보다, 주로 회사를 비싼 값에 팔아 차익을 얻는 데 초점이 맞춰졌단 전망이다. 정 위원장은 "카카오모빌리티도 (MBK파트너스 인수 시)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며 "노동 조건은 열악해지고, 구조조정 위기에 내몰리며 빈껍데기만 남은 회사가 또다시 매물로 나오는 악순환에 빠질 것"이라고 점쳤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나온 뒤 노조는 지난달 말과 이달 초 두 차례 걸쳐, 경영진과 면담했다. 첫 대화 테이블이 형성됐을 때 김성수 이사회 의장과 배재현 최고투자책임자 등이 나서 소통했지만, 두 번째 회담에선 김 의장이 불참했다. 당시, 카카오 지분 전량 매각 대신 2대주주 전환 등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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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최근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협의의 장(場)을 마련해줄 것을 사측에 요구했지만, "(매각) 최종 결정자는 김성수 의장"이라며 카카오는 일축했다. 서승욱 지회장은 "전 재산 절반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약속한 김범수 센터장이,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노사는 이달 내 3차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카카오 전 계열사 임직원 1만5천명을 대상으로 한 매각 반대 서명운동을 지속한다. 현재 참여 인원은 1천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또 카카오 판교 사옥 앞 피켓 시위, 카카오모빌리티와 단체교섭 등 매각 반대와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후속 단체행동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