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에도 매출 77조원과 영업이익 14조원을 기록하며 선방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수치는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한 것이며, 전년대비 각각 20%와 11%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해 하반기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7일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매출 320조4천434억원, 영업이익 58조9천8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300조원을 돌파하는 실적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올 초 전망치인 60조4천994억원에서 약 2.4%포인트(p) 하향 조정됐다.
영업이익이 하향 조정된 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도시 봉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물류비 유류비 증가 등이 장기화되면서 스마트폰, TV, 가전 시장이 침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용 IT 제품, 서버 등에 탑재되는 메모리 반도체마저 수요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 올해 스마트폰, TV, 가전 출하량 전년 比 감소 전망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는 2억6천만대로 전년 보다 2.6% 감소, TV 출하는 3천820만대로 전년 보다 9.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원화약세도 수익성 부문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경기 둔화에 의한 수요 악화와 중국 도시 봉쇄 효과가 겹치면서 전세계 PC, 스마트폰 출하는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며 "중국 도시 봉쇄가 본격적으로 해제된다면 3분기부터는 생산, 출하가 증가하고, 2분기 중국에서 눌렸던 IT 세트 수요가 다소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와 관련 "향후 경기 부양 효과와 도시봉쇄 해제에 따라 중국 IT 수요의 연간 증감률이 상승 반전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음달에는 신제품 폴더블폰 '갤럭시Z4 시리즈'가 출시될 예정이어서,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2분기 보다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삼성전자 폴더블폰이 작년(약 790만대) 보다 2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매출 견인 역할 하던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로 가격 하락세
상반기 매출 견인 역할을 해오던 메모리 반도체는 하반기 실적이 감소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주요 메모리 고객사가 재고 조정에 들어감에 따라 하반기 D램과 낸드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당초 18.7%로 예상되던 올해 D램 업계 출하 증가율은 수요 감소로 14.7%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4주 수준인 반도체 업체들의 자체 재고는 올 연말 6주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D램 가격이 전 분기 보다 10% 가량 하락한다고 전망했다. 이는 업체가 올 초 내놓은 3~8% 하락 전망에서 하락폭을 더 낮춘 전망치다.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업체들의 판매 경쟁으로 가격 경쟁이 촉발되면 D램 가격 하락폭이 10%를 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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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플래시 가격 또한 하락세에 들어섰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6월 낸드플래시(MLC 128Gb 기준) 고정거래가격은 4.67달러로 전달 대비 3.01% 하락했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해 7월 5.48% 오른 후 10개월 연속 유지됐지만, 11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된 것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7일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 기준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94%, 영업이익은 11.38% 증가했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1%, 영업이익은 0.85%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