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최악의 통신장애...3900만명 먹통·사회 대혼란

KDDI 라우터 교체 중 망장애 발생...교통 물류 금융까지 멈춰

방송/통신입력 :2022/07/04 10:08    수정: 2022/07/04 16:46

일본에서 사상 최악의 네트워크 장애 사태가 발생했다. 3천900만명의 가입자가 이틀에 걸쳐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네트워크 복구와 별도로 이용자 보상을 비롯해 일본 정부의 향후 대처 과정에 관심이 쏠린다.

3일 씨넷재팬에 따르면, 현지 가입자 기준 2위 통신사인 KDDI는 2일 오전 1시 35분 도쿄에 위치한 타마네트워크센터에서 모바일 코어망 라우터 교환 작업 중에 신규 라우터에서 장애가 발생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라우터 교환 이후 음성 트래픽 경로가 변경되지 않고 약 15분 동안 VoLTE 통신에서 문제가 일어났다. 이후 사고 대책반을 가동하면서 라우터 변경 작업 중에 신규 라우터에 액세스가 집중되면서 VoLTE 교환기의 폭주가 발생했고, 회사 측은 오전 2시 52분에 홈페이지를 통해 네트워크 장애를 공지했다.

VoLTE 교환기의 트래픽을 줄이기 위해 사고 발생 오전 3시부터 약 12시간 동안 액세스 요구를 제한하는 작업을 진행했지만, 오후 3시 22분부터 가입자 데이터베이스 처리 과부하가 발생했다. 이어, 오후 5시 22분에는 가입자 데이터베이스에서 데이터 불일치가 발생하면서 장애 복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사진 = 씨넷재팬

회사 경영진이 3일 기자회견에 나섰지만 네트워크 장애 발생의 시작인 라우터의 고장 원인은 여전히 조사 중이다.

KDDI의 다카하시 마코토 사장에 따르면 일본 전역의 3천915만명이 네트워크 장애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됐다. 휴대폰 가입자의 이동통신 서비스가 차질을 빚은 점 외에도 교통과 물류, 금융 등 사회 인프라 전반에서 문제가 발생한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실제 KDDI의 소매매장인 au숍에는 사람들이 몰려들었지만 네트워크 복구 전망이 불투명해 소비자들에 적절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 일본 주무부처인 총무성이 조기 복구를 지시하면서 약 1시간 간격으로 상황을 공표하게 됐다.

아울러 현금자동입출금기가 작동하지 않고 일부 지역에서는 기상관측시스템의 데이터 전송에 문제가 생겼다. 철도와 택배 서비스에도 차질이 생겼고 공항 직원들이 사용하는 무선 서비스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일까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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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NTT도코모에서 발생한 대규모 장애로 일본 총무성은 네트워크 장애를 일으키는 데이터 폭주 대응 방안을 만들기도 했지만 KDDI에서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게 됐다. 총무성은 관련 법에 따라 KDDI 장애를 중대 사고로 인식하고 있다.

KDDI 측은 향후 정밀 조사를 거쳐 개인과 법인에 대한 보상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유례를 찾기 어려운 규모의 통신 서비스 장애로 보상과 재발방지책 발표가 나오더라도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