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합성으로 만들어진 에너지를 식물 내부에 전달하는 체관 숫자가 늘어나도록 유전자를 조작, 토마토의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이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포항공과대학교 황일두 교수 연구팀이 에너지 분배 통로인 체관 수를 제어, 식물의 생산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전략을 제안했다고 20일 밝혔다.

지금까지 작물 생산성을 높이려는 연구는 광합성 효율을 개선하거나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췄다. 또는 과육과 같은 저장 기관의 발달 기작 제어를 시도하기도 했다.
체관의 활성을 제어해 식물의 전체적인 에너지 분배 능력을 향상시켜 생산성을 높이려는 시도도 이뤄졌으나, 체관 발달에 대한 연구가 부족해 아직 뚜렷한 생산성 향상 전략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체관은 식물의 체내 연결 통로로 광합성을 통해 잎에서 만들어진 에너지인 당을 줄기와 뿌리, 과실 등의 기관으로 분배한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에서 애기장대에서 동정한 체관 발달 억제 유전자 'JUL1'이 토마토에서도 기능적으로 보존되어 있음을 규명하고, 이를 'SlJUL(Solanum lycopersicum JUL1)'로 명명한 바 있다.
JUL1은 RNA 결합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다. 생성된 단백질은 체관 발달을 촉진하는 유전자의 mRNA에 결합해 단백질 합성 과정을 억제, 체관 발달을 조절한다.
연구진은 이를 기반으로 이번엔 SlJUL 단백질 기능이 저해 및 상실된 토마토를 제작했다. 그 결과 SlJUL 단백질의 기능이 약해짐에 따라 체관 수가 늘어나며, 이에 비례해 식물 체내 에너지 분배 능력이 향상됨을 확인했다. 체관 수가 식물 체내 에너지 분배 능력을 결정함을 밝힌 것이다.

또 SlJUL 단백질 기능 저해 토마토는 에너지 분배 능력이 좋아져 과육의 수, 중량, 당도 등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SlJUL 단백질 기능의 저해 정도를 조절, 특정 기관이 많이 발달해도 식물 생육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작물의 유용 형질은 향상시킬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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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두 교수는 "SlJUL 유전자는 대부분의 관다발 식물에 높은 수준으로 보존되어 있어, 체관 수-에너지 분배 최적화 기술은 토마토 뿐 아니라 벼, 콩, 감자 등에도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 연구를 통해 유전자 교정기술을 활용하여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신품종 육종기술 개발에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학술지 '플랜트 바이오테크놀로지 저널(Plant Biotechnology Journal)'에 게재됐다.